정부 "한·미가 따로 훈련할 것"
軍소식통 "사실상 폐지로 봐야"
 

한·미가 대규모 연합 공중 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실시하지 않을 방침으로 3일 알려졌다. 비질런트 에이스는 매년 12월 실시됐으며, 북핵·미사일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에는 스텔스 전투기인 F-22와 F-35A는 물론 '죽음의 백조' B-1B 랜서 등 역대 최대 규모인 230여대가 참가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실시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대신 작년처럼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각자 단독 훈련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 공군은 작년 12월 3일부터 7일까지 비질런트 에이스를 대신해 F-15K 전투기 등 수십 대 전력이 참가한 단독 훈련을 실시했다.
 
2017년 12월 한·미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에 참가한 한국 공군 F-15K 전투기들과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편대를 이뤄 비행하고 있다.
2017년 12월 한·미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에 참가한 한국 공군 F-15K 전투기들과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편대를 이뤄 비행하고 있다. /공군

군은 북한 비핵화의 외교적 협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비질런트 에이스가 유예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방사포 등 '신형 4종 세트' 도발을 계속하고 유의미한 비핵화 조치에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억제할 한·미 연합훈련들만 줄줄이 유예·폐지되고 있는 것이다. 군은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로 인한 연합 전투력 약화는 없다"며 "대대급 이하 소규모 연합 공군 훈련은 수시로 실시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군 소식통은 "2년 연속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훈련 폐지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로써 작년 상반기 '맥스선더' 폐지에 이어 대규모 한·미 연합 공군 훈련은 한반도에서 모두 자취를 감추게 됐다. 비질런트 에이스의 유예는 이달 중순 서울에서 열리는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양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뒤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의 유예는 우리 군의 '북한 눈치 보기'와 미 트럼프 행정부의 '비용 절감' 입장이 결합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은 최근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이 더 공평한 몫을 기여해야 한다"며 대규모 증액을 요구했다. 특히 미국은 연합 훈련에 참여하는 미군 자산의 전개 비용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비질런트 에이스가 열릴 때마다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마지막 훈련이었던 2017년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명의로 "핵전쟁 국면으로 몰아가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북한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일 우리의 정례 민·관·군 훈련인 '2019년 화랑 훈련' 등을 비난하며 "북남 선언들과 군사분야 합의를 난폭하게 위반하는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의 대결 망동"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04/201911040013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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