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에 입닫고 저자세로 일관… 靑 일각서도 "기대에 못 미친다"
통일부, 판문점 접촉 과정 '깜깜'
 

통일부는 1일 북한이 전날 초대형 방사포 도발을 한 데 대해 입을 다물었다. 통일부 김은한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어제) 관계 부처와 NSC 차원의 입장 표명이 있었다"며 "정부 전체가 같은 입장"이라고만 했다. 야권에서는 모친상을 당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보내고 그 다음 날 방사포를 쏜 북한의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통일부는 북한을 자극할까 봐 조심조심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통일부는 북한에는 무시당하고 우리 정부 내에선 '패싱' 당하는 처지"라고 했다.

지난달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통일부는 완전히 소외됐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조의문이 전달된 후에야 상황을 공유 받았다고 한다. 끝까지 '깜깜이 상태'였던 셈이다. 정황상 통일부는 조의문을 전달받기 위해 판문점에서 남북이 접촉했던 사실도 몰랐거나, 알았더라도 무슨 목적이었는지 파악 못 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런 '통일부 패싱'은 통일부가 '통-통(통일부-통일전선부) 라인' 구축에 실패했을 때부터 예견됐다. 문재인 정부는 작년 초 북한이 돌연 대남 평화 공세로 돌아서자 국정원을 통전부의 카운터파트로 정하고, 통일부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상대하게 했다. 통전부는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노동당 전문 부서지만, 조평통은 통전부의 여러 기능 중 극히 일부의 실무만을 담당한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금강산 남측 시설 일방 철거 통보, '무관중' 남북 축구 등 북한이 명백히 잘못한 사안은 지적하고 시비를 따져야 하는데, 요즘 통일부는 그저 북한 심기 경호만 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통일부에 대해 청와대 일각에선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불만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금강산 철거 위기 등 엄중한 상황에 통일부가 과감한 정책 도전을 하며 '사고'도 쳐야 하는데, 장관은 '남북 관계가 소강 국면이라…'며 핑계만 댄다는 청와대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02/201911020004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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