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은 TEL로 발사하기 어려워...동창리 시험장이 완전 폐기되면 ICBM 발사 못한다"
'서울 공격 100% 막을 수 없다' 지적에 "北, 그런 도발 할 때는 상당한 각오 해야...못 한다"
"북한이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라는 것은 우리도 충분히 인지"
"금강산 문제, 북한과 대면 협상 필수적"
트럼프 '韓, 美 가장 많이 이용' 발언에는 "한미관계에 대해서 무지한 상황에서 발언"
김현종 외교장관說에는 "결정된 것 없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기술적으로 이동식 발사대(TEL)로 발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실장의 이런 설명은 지금까지 북한이 공개한 ICBM 발사 관련 사진과 배치되는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ICBM인 화성-15형 시험 발사를 공개할 때 이동식 발사 차량 사진을 여러장 공개했다. 또 2018년 2월 8일 개최했던 열병식에도 화성-15형용 발사 차량을 등장시켰다.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 29일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모습. 아랫줄 왼쪽 사진에 ICBM을 장전한 이동식발사차량(TEL)이 뚜렷하게 보인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 29일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모습. 아랫줄 왼쪽 사진에 ICBM을 장전한 이동식발사차량(TEL)이 뚜렷하게 보인다. /연합뉴스

정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과 발사대를 폐기하더라도 군(軍)은 이동식 발사대를 통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한다는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 지적에 이같이 말했다. 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9월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이 지켜지면 북한은 다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도발을 할 수 없다'고 한 것이 신중치 못했다는 취지로 이같이 질의했다.

그러나 정 실장은 "우리는 그렇게(이동식 발사대로 발사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하 의원이 '합동참모본부는 TEL로 얼마든 발사할 수 있다던데, 군이 답변을 잘못한 것인가'라고 묻자 정 실장은 "군에서 누가 그렇게 답변했나.합참 답변을 파악해보겠으나 ICBM은 TEL로 발사하기 어렵고, 동창리 시험장이 완전 폐기되면 ICBM은 발사하지 못한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린다"고 했다. 정 실장에 이어 육군 중장 출신인 김유근 안보실 1차장도 "현재의 북한 능력으로 볼 때 ICBM은 TEL로 발사하기 힘들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군사전문가들도 북한이 바퀴가 16~18개 달린 대형 이동식 발사차량에서 화성-15형 등 ICBM을 얼마든지 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7년 시험 발사돼 미국을 긴장시킨 화성-14·15형 ICBM은 바퀴가 16~ 18개 달린 대형 이동식 발사 차량에 실려 기습적으로 발사됐다. 이 미사일들의 길이는 20m 안팎으로 추정된다. 동창리 발사장이나 발사대와는 무관하게 운영돼 온 것이다.

정 실장은 '우리 무력이 우월하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방사포를 100% 요격할 수는 없지 않나'라는 하 의원의 질문에는 "충분한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 우리 군에서는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하 의원이 '우리가 북한과 싸워 이긴다는 것은 의심하지 않지만,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위협이 안 된다고 하니 욕을 먹는 것'이라고 하자 "상황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보지만, 우리 안보에 아주 엄중한 위협이 안된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하 의원은 이에 '엄중한 위협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서울에 무엇인가 날아온다면 100% 막을 수는 없다'라고 반박했고, 정 실장은 "북한이 그런 도발을 해올 때는 북한은 상당한 각오를 해야할 것"이라면서 "북한은 그런 도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못 한다"고 했다. 이어 "한미동맹이 굳건하고 문재인 정부 들어 우리 방위력 개선을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고 했다.

정 실장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 초 한국은 미국을 가장 많이 이용해 먹은 나라다. 중국과 한국이 오른쪽 왼쪽에서 우리를 벗겨 먹고 있다고 했다는데, 외교가 없다'는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 지적에는 "과거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관계에 대해서 무지한 상황에서 발언한 내용으로, 한미동맹 현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없어 그렇게 발언한 것"이라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2017년 11월 29일 북한이 공개한 화성-15형과 발사 차량 사진. 화성-15형이 북한이 새로 개발한 '9축 자행발사대차'(바퀴 축이 9개인 새로운 이동식 발사차량)에 탑재된 뒤 수직으로 세워지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11월 29일 북한이 공개한 화성-15형과 발사 차량 사진. 화성-15형이 북한이 새로 개발한 '9축 자행발사대차'(바퀴 축이 9개인 새로운 이동식 발사차량)에 탑재된 뒤 수직으로 세워지고 있다. /연합뉴스

정 실장은 북한이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방침과 관련해 서면 합의 방침을 고수하는 것과 관련해선 "서면 협상으론 어렵다"며 "북한이 요구하는 것을 수행하기 위해서도 대면 협상이 필수적이고,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 '지난달 15일 평양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 영상을 공개하라. 반인권 국가, 독재 국가라는 것을 국민들이 알게 해야하지 않나'라는 질문에는 "방송 녹화 테이프의 질이라든지 분량 같은 것이 방송에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북한이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라는 것은 저희도 충분히 인지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한국당 정양석 의원에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패싱을 당하고 강 장관과 말다툼도 있었다는데 장관이 되고 싶나'라는 질문을 받자 "FM(Foreign Minister·외교장관)에 대한 것은 추측 보도고 가짜뉴스"라며 "현재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고, 다음 자리를 생각할 수 있을 만큼 복잡한 생각을 가진 사람은 아니다"라고 했다. 정 실장도 이와 관련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01/2019110103075.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