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평안남도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올해 들어 12번째인 이번 발사체 도발은 북한판 에이태킴스급 미사일이나 신형 초대형 방사포 등의 실사거리 시험 발사로 추정됐다. 김정은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모친상에 대한 조의문을 전달했다. 그로부터 24시간이 채 지나기 전에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이 미사일은 한국을 겨냥한 것이다. 아무리 북한이 예측 불가 집단이라지만 한 손으로는 조의문을 보내고 다른 손으로는 죽이겠다는 미사일을 쏜다.

김정은의 조의문은 문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인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이 판문점에서 직접 받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청와대에서는 '대화의 문이 다시 열리고 경색된 남북관계를 반전시킬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청와대의 조의문 접수 발표 3시간 만에 북이 미사일을 쏘면서 이런 기대는 무색해졌다. 정부가 오로지 '남북 쇼' 하나만 바라보고 김정은에게 올인하다시피 매달린 결과가 이렇다.

 

김정은은 지금 공공연하게 '남한과 상종 않겠다'고 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 우리 기업 시설을 "너절하다"며 철거하라고 했고, 만나서 협의하자는 통일부 제의를 "문서로 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우리 정부는 무시하고 즉흥적인 트럼프와 담판을 지으려고 한다. 북이 김영철, 최룡해를 내세워 "불과 불이 오가는 교전관계" " 일촉즉발 위기"를 언급한 것도 미국을 압박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개별 관광 허용이나 이산가족 방문 등 '창의적 해법'으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한가한 얘기를 하고 있다. 이제는 북에 대한 일방적 짝사랑, 환상을 버릴 때도 됐다. 북이 어떤 집단인지를 냉철하게 봐야 한다. 북과의 협상은 정확한 현실 인식 위에서 이뤄져야만 의미가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31/201910310315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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