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검열과는 차원이 달라 주민들 큰일 예감에 두려움 떨어… 밀수꾼들까지 모두 잠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며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6일 공개한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며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6일 공개한 사진.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지난 16일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오르는 장면을 연출하는 과정에서 행사 기밀이 휴대폰을 통해 사전에 유출돼 북한 당국이 대대적인 검열에 들어갔다고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북한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28일 RFA에 "이번 최고지도자(김정은)의 백두산 등정과 삼지연관광지구 건설 관련 현지 시찰 과정에서 행사 비밀이 외부에 누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국가보위성에서 검열을 벌인 결과, 행사 비밀이 불법 손전화(휴대폰)를 통해 외부에 전달됐다는 단서를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검열은 그동안 다른 이유로 진행하던 검열과는 차원이 달라 주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곧 무슨 큰일이 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가 외부에 전달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의 '불법 손전화'란 중국 휴대폰을 북한 내부로 반입해 중국 통신망을 이용해 국경 부근에서 전화하는 것을 말한다.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도 "보위성의 검열이 시작되자 평소 (불법 손전화를 이용하는) 밀수꾼들과 협력하던 국경경비대도 경비를 크게 강화했다"며 "이번 검열은 하도 분위기가 살벌해 중국에서 넘어오던 밀수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차해서 잘못 걸리면 큰 변을 당할 수 있어 밀수꾼들도 모두 잠적해 버렸다"고 했다.

북한은 2004년 4월 평안북도 룡천역 폭발 사건 당시 현장에서 휴대폰이 발견되자 북한 전역에서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단말기를 압수한 적이 있다. 당시 폭발 사건은 중국을 방문한 북한 김정일의 귀국 열차가 룡천역을 지나가기 약 30분 전에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은 이를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로 여겼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31/20191031002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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