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왕자씨 피격사건 진상 규명엔 "10여년 지나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나"
진상 규명과 공식 사과 요구보단 '신변 안전 보장'에 초점 맞춘 듯
 
금강산 관광지구내 해금강 호텔./통일부 제공
금강산 관광지구내 해금강 호텔./통일부 제공

통일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 방안으로 거론되는 개별 관광에 대해 관광객의 신변안전 보장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가능하다면서 남북 실무회담이 성사될 경우 이를 논의하겠다고 29일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별관광은 일단 신변안전 보장 문제에 대해 북과 협의가 이뤄지면 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국민이 안심하고 관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부의 가장 커다란 이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다만 2008년 발생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건에 대한 북측의 사과와 진상 규명 문제에 대해선 "사건 이후 10여년이 지난 상황에서 (당시 정부가 요구했던) 진상규명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오래 지난만큼 진상 규명과 공식 사과 요구보다는 신변안전 보장 문제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신변안전 보장 문제와 관련해선 "창의적 해법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한 부분에 들어간다"면서 "단순히 북한이 비자나 초청장을 발급하는 문제가 아니라 남북이 제도적 협의를 통해 국민이 안심하고 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역대 정부에서 이야기했고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특정해서 개별 관광을 검토하고 있다고 나가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며 정부가 금강산 문제의 '창의적 해법'을 마련하는 데 있어 여러 조건과 환경, 금강산의 공간적 특성 등을 다각도로 고려하겠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금강산 내 남측 시설을 철거할 경우 철거에 필요한 장비를 북으로 반출하는 것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일단 시설을 보고 점검해야 어떤 장비가 들어갈지 알 수 있다"면서 "장비가 제재 대상이라면 당연히 제재 면제 승인 절차를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정부는 전날 북한에 금강산관광 관련 논의를 위한 실무회담 개최를 요청하는 통지문을 보냈다. 북측은 이날 오전까지 아직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또 북측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내 우리측 시설과 장비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한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 "북측이 기업 시설물을 실제 사용하거나 장비를 이전한 동향은 파악되거나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여권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내 남측 시설 철거 지시에 대해 "(관광을 중단한지) 10년이 점었기 때문에 흉측하거나 보기 흉한 시설물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면서 "북의 입장을 이해 못할 게 아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10층 건물의 건물주가 1층을 내놨는데 10년동안 아무 사업도 안하고 임대료 도 내지 않고, 안의 설비가 다 낡았다.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해선 그걸 철거해야 되지 않겠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만 "그렇게 (김정은이)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지만 북측에서도 한번 더 생각해달라는 것"이라며 "금강산 관광은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화해·협력의 상징이기 때문에 섣불리 깨는 것은 남에게도 북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29/20191029020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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