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 경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위원장을 만나 잠시 북측으로 월경한 후 다시 남측으로 돌아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 경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위원장을 만나 잠시 북측으로 월경한 후 다시 남측으로 돌아오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북한이 거듭 연말 시한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실제로 미·북 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경고하는 것이며 북한이 위험을 감수하고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VOA는 이날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가 "북한은 지난 1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시한’에 대해 위협해왔는데 이를 북한이 제시한 실제 ‘시한’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 본격적인 대선 캠페인에 돌입하기 때문에 그 전에 압박해야 최대한의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VOA에 따르면 그는 "북한의 셈법에는 미국이 북한과의 전쟁을 더 꺼린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며 "내년에도 지금의 교착 상태가 이어진다면 북한은 지난 2017년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실험과 같은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5일 스톡홀름 실무 협상이 결렬된 이후 미국에 연말까지 ‘새로운 셈법’을 갖고 나올 것을 줄곧 요구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영철 부위원장이 담화를 통해 "미국이 정상 간의 친분관계를 내세워 올해 말을 무난히 넘겨 보려는 생각은 망상"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은 "협상 시한을 정해 놓지 않은 미국, 한국과 달리, 공식적 시한을 밝힌 북한은 초조해진 것 같다"며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까지 앞세운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속을 강조하며 동시에 협상 테이블에 나가 대화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앞으로 3개월 내 미·북 실무 협상 재개를 포함한 확고한 합의안을 도출한다면 2020년 미·북 관계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북한이 거듭 연말 시한을 언급하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북한은 제재 완화에 대한 자신들의 바람을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에 미국이 지금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할지라도 북한으로서는 그런 입장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29/2019102900823.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