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 지구에 위치한 해금강 호텔 전경./연합뉴스
금강산 관광 지구에 위치한 해금강 호텔 전경./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철거를 지시한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한 시설로는 숙박시설과 골프장 등이 있다. 숙박시설로는 금강산호텔, 외금강호텔, 해금강호텔을 비롯해 펜션, 비치호텔 등이 들어서 있다. 이 중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은 북한이 기존에 지었던 호텔로, 현대아산이 장기 렌트한 뒤 많은 비용을 들여 리모델링을 했다. 해금강 호텔은 현대아산이 직접 투자해 건설했으며, 계속 현대아산이 소유하고 있는 자산이다. 2008년 7월 박왕자씨 피격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북한은 이 호텔들에 중국 관광객들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아산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현대아산이 소유한 북한 소재 유형 자산 규모는 566억원에 이른다. 해금강 호텔과 금강산 옥류관 등은 현대아산이 건설해 소유하고 있는 시설물이다. 현대아산이 북한에 투자한 규모는 수천억원대에 이른다. 금강산 일대 토지임대, 개발사업권 명목으로 4억8000만달러(한화 5400억원), 시설에 2268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 2010년 초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회담이 결렬되자, 같은 해 4월말 금강산지구 내 남측 자산에 대해 몰수 및 동결 조치를 내렸다. 정부와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이산가족면회소, 소방서, 문화회관, 온천장, 면세점 등은 몰수하고 민간시설인 해금강호텔, 금강산펜션타운, 온천빌리지, 구룡빌리지 등은 동결했다. 북측은 "장기간 관광 중단으로 우리가 입은 경제적 손실이 엄청나, 관광지구 안의 남측 부동산과 시설을 다 몰수해도 보상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 남북 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와 금강산 관광 지구 내 우리측 자산의 몰수 조치 해제 가능성이 제기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평양 정상회담 대국민보고에서 김정은이 금강산 관광 중단에 따른 자산 몰수 조치를 해제하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지역의 시설들은 장기간 사용하지 않아 개·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철거까지 거론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취재 목적으로 금강산 호텔을 다녀온 본지 기자는 "호텔은 깨끗하게 정돈돼 있었지만 오래된 시설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엘리베이터와 TV, 에어컨, 욕실 기기 모두 한국 기업이 생산한 제품이 설치됐는데 2004년 설치한 설비를 14년째 쓰고 있어서인지 상당히 낡아보였다"면서 "TV는 요즘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브라운관 모델이 설치돼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 2월 창립 20주년을 맞아 금강산에 있는 고 정몽헌 회장 추모비 앞에서 기념행사를 가진 현대아산측은 관광 시설과 관련해 "10년 이상 문이 닫혀 있었기 때문에 개보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23/20191023010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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