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강철 서신’이라는 문건을 작성해 대학가에 ‘주사파(主思派·김일성주의)’ 바람을 일으켰던 김영환(56)씨가 최근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에는 북한에 긍정적이었던 NL(민족해방) 운동권 출신이 많아 북한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것을 주저하는 심리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환씨./조선DB
김영환씨./조선DB

김씨는 20일 보도된 마이니치신문 사와다 카츠미 외신부장과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에 NL 출신이 많은 것은 정책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씨는 "젊은 시절에 강력히 지지했던 상대를 전면 부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했다. 마이니치는 이에 대해 "젊었을 때 빠져든 사상에 대한 노스탤지어(향수)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는 얘기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마이니치는 이날 ‘문재인 정권에 많다는 ‘주사파’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씨를 비롯한 국내 주사파 세력에 대한 분석을 실었다. 매체는 "문재인 정권의 주축은 ‘주사파 대부(代父)’로 불린 김씨의 동료들이었던 ‘86세대(80학번의 60년대생)’에 의해 차지되고 있다"면서 "운동권 최대 파벌이었던 NL 출신이 많기 때문에 보수 야당 등으로부터 ‘주체사상파 투성이’라고 지적받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일부 보수 진영에서 ‘문재인 정권이 북한에 조종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를 묻는 데 대해서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지원하는) 지하 정당이 제대로 존재하고 있었던 것은 이제 옛날 이야기"라고 답했다.

김씨는 과거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 북한 단파(短波) 방송 내용을 그대로 베낀 ‘강철 서신’을 유포해 주사파 대부로 떠오른 인물이다. 당시 그는 국보법 위반으로 2년간 수감됐다가, 1991년에는 강화도에서 북한의 반잠수정을 타고 밀입북해 그는 김일성까지 접견하기도 했다. 이후 전향해 북한 민주화 운동에 힘쓰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20/20191020004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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