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도 北 멧돼지가 돼지열병 옮겼다는데… 환경장관은 "잘못된 보도 반복돼" 언론 탓

여당 의원들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원인을 북한 멧돼지로 지목하며 '부실 대응'을 질타하는데 정작 환경부 장관은 "대응에 소홀하지 않았다"며 언론으로 책임을 돌렸다.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초기에 휴전선을 따라 ASF 발병 위치가 발견됐다"며 "바이러스가 북한에서 만연해 넘어왔다고 상식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데 정부의 초기 판단 잘못으로 아직도 발병 원인과 경로를 모르고 있다"고 했다. 설 의원은 이어 "통일부·국방부는 북한 멧돼지가 넘어와 감염시킬 우려가 없다고 했는데 비무장지대 멧돼지가 감염됐다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느냐"며 "우리만 방역을 해서는 소용이 없고 북한과 같이 해야 하는데 진행이 잘 안 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용 환노위원장은 "남쪽 돼지는 남쪽에만 살고 북쪽 돼지는 북쪽에만 사나. 헤엄쳐 와서 놀다가 다시 (북으로) 가지 않느냐"며 "방역을 우리나라만 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첫 번째 역학조사 결과, 파주 발병지 주변에선 멧돼지 서식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그래서 '멧돼지와는 직접 연관이 없다'는 중간 발표를 한 것인데 언론에서 '멧돼지와 관련성이 없다고 단언했다'고 반복적으로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고 했다.

반면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서 "(ASF가) 북한에서 이동해 왔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정부가 북한에서 남한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전파됐을 가능성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야당 의원들의 잇따른 질문에 북한으로부터의 전염 가능성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