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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국가대표가 악몽을 당해도 무마에 급급한 정권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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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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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월드컵 예선을 치르고 돌아온 축구 대표팀이 악몽 같았던 경기 상황을 전했다. 주장 손흥민은 17일 "상대(북한)가 너무 거칠게 나왔고 심한 욕설도 했다"며 "부상 없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했다. 축구협회 최영일 부회장은 "(북 선수들이) 팔꿈치를 휘두르고 무릎을 들이댔다"며 "지금까지 그런 축구는 처음 봤다"고 했다. 최 부회장은 "전쟁 같았다"고 했다. 경기 중 완전히 폭행을 당한 우리 선수도 있었다.

한국 대표팀은 평양 공항에서부터 곤욕을 치렀다. 소지품을 전부 적어내야 했고 일일이 검사받느라 통관에만 3시간 가까이 걸렸다. 그 과정에서 고기·해산물 등 선수단 음식 재료 3상자를 빼앗겼다. 선수들을 지치게 만들고 위축시키려는 목적이다. 호텔에선 거의 감금당했다고 한다. 호텔 내 기념품점에도 접근할 수 없었다고 한다. 유령 경기장에 군인들만 있는 광경을 본 선수들이 어떤 느낌이었겠나. 선수단은 "지옥이 따로 없었다"고 했다.

우리 대표팀이 '전쟁'과 '지옥'을 경험해야 했던 건 신(神) 같은 독재자 1인 때문이다. 북한 축구는 올 초 카타르에 0대6으로 대패했다. '김일성 경기장'에서 한국에 지는 모습을 김정은이 보기 싫었던 것이다. 태영호 전 북한 공사는 "북이 졌더라면 최고 존엄(김정은) 얼굴에 X칠을 하는 것"이라며 "만약 한국이 이겼다면 손흥민 다리가 하나 부러졌든지 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2005년 '김일성 경기장'에서 북이 이란에 지자 북 관중은 이란 팀 버스를 가로막고 난동을 부렸다.

북에서 스포츠는 김정은을 위한 정치 도구이자 선전 수단일 뿐이다. 태 전 공사는 "무승부로 여러 사람 목숨이 살았다"고 했다. 그 말대로 북 선수는 '살려고' 뛰었을 것이다. 이것을 스포츠라 할 수 있나. 미·중 '핑퐁 외교'처럼 스포츠가 평화와 화해의 매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당시 미국 대표팀이 중국에서 푸대접을 받았나, 무관중 경기를 했나, 지면 죽는 선수라도 있었나. 지금 국제사회에선 "북이 월드컵을 정치화한 것은 심각한 (스포츠 정신) 위반" "북 행태를 제재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북과 공동 올림픽을 추진할 게 아니라 북이 바뀔 때까지 스포츠 무대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통일부 장관은 "실망스럽다"면서도 "(무관중은) 남측 응원단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공정성 조치를 취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고 했다. 김정은 대변인을 해도 정도가 있다. 국가대표조차 보호하지 못하는 정권이 부끄러워하기는커녕 폭력 집단을 비호하고 있다. KBS 등은 북에서 받은 경기 영상을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 '화질이 나쁘다'고 했지만 핑계일 것이다. 영상에서 유령 경기장의 모습과 축구가 아닌 폭행을 하는 북한 선수들을 보고 여론이 나빠지는 게 두려웠을 것이다. 현지 영상을 당장 전부 공개하라.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17/201910170342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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