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의 ‘안보 이해’를 고려할 것이라고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6일(현지 시각) 밝혔다.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과 핵 프로그램을 맞바꾸도록 설득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문제를 풀어가면서 그들(북한)의 안보 이해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런 (미·북 대화) 프로세스는 60년이 넘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과거보다 확실히 더 나은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계속 대화 테이블에 나왔고, 미국은 북한이 계속 그렇게 하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6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말하고 있다. /VOA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6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말하고 있다. /VOA

스틸웰 차관보는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안전보장과 북한 핵 프로그램을 맞바꾸도록 설득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공적으로 "북한이 생각하는 유일한 것은 바로 북한"이라며 "그들이 내놓는 나머지 것(요구)들은 모두 관심을 분산시키거나 (협상의) 지렛대로 쓰려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마주한 안보 딜레마는 엄청나게 강력한 미군이 정말 그들(북한)의 안보 이해와 관련돼 있다는 것, 그리고 북한이 그들의 핵 프로그램과 미국의 (체제) 보장을 성공적으로 맞교환할 수 있다는 것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사실상 그들의 체제보장을 덜 안전하게 한다"고도 했다.

스틸웰 차관보의 발언은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 미·북 실무협상 결렬 이후 미국이 북한 비핵화 조치의 대가로 체제보장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는 대북 제재 유지와 이행도 거듭 강조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미국은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4개 항목에 대해 북한과 건설적 논의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속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 대로, (대북) 제재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완전히 그대로 유효하고, 각국은 (대북) 제재 회피 단속을 위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또 한·일 갈등과 관련해 서면 답변을 통해 "우리는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한 데 대해 우려를 거듭 표해왔다"며 "지난 2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한·미·일, 그리고 역내 안보와 관련해 지소미아와 같은 협정의 가치가 다시 부각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양국 간 중재자 역할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것이 폭넓은 관여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17/201910170223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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