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ICBM 발사 '11월 대사변' 언급 주목…핵·ICBM 모라토리엄 철회 임박 분석 나와
노동신문, 김정은 백두산 등정에 대한 北 주민 반응 소개도⋯"업적 없는 김정은, 신격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TV가 16일 보도했다. 이날 중앙TV가 공개한 사진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김여정(왼쪽)·조용원(오른쪽) 노동당 제1부부장과 함께 말을 타고 있다./연합뉴스·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TV가 16일 보도했다. 이날 중앙TV가 공개한 사진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김여정(왼쪽)·조용원(오른쪽) 노동당 제1부부장과 함께 말을 타고 있다./연합뉴스·조선중앙TV

북한은 17일 주요 매체를 총동원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등정을 '백두 영장의 준마 행군길'로 치켜세웠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 사설에서 김정은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것에 대해 "백두에서 개척된 주체혁명 위업을 끝까지 완수하시려는 신념의 선언"이라며 "천하제일 강국을 반드시 일떠세우시려는 의지의 분출"이라고 했다. 신문은 이어 "최고영도자 동지께서 백두산에 오르실 때마다 새로운 전략적 노선들이 제시되고 세상을 놀래우는 사변들이 일어났다"면서 "(주민들은) 우리 혁명의 새로운 상승을 안아오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이날 정론에서 "반만년 역사의 숙원을 이룬 '11월 대사변'이 조선의 강대한 힘을 온 세계에 과시한 그때"라며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호' 발사에 성공한 뒤 김정은이 백두산에 오른 것을 언급했다. 노동신문이 '사변'을 언급하고 민주조선이 ICBM 발사 성공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미뤄 김정은이 2018년 싱가포르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약속한 '핵·ICBM 실험 모라토리엄(유예)'을 철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적대세력들의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김정은 의지를 전했다. 노동신문은 "원수들과의 첨예한 대결전에서 사소한 양보나 후퇴는 곧 자멸의 길"이라며 "(김정은의 백두산행은) 그 어떤 위협과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조국과 인민의 자존과 운명을 결사수호해나가시려는 철석의 신념과 의지의 과시"라고 했다. 이어 "최고영도자 동지께서 의도하시는 것이라면 우리는 무조건 해내야 한다는 비상한 각오로 심장의 피를 펄펄 끓여야 한다"고 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 외에도 '아, 우리 원수님 백마타시고 백두산정에 오르시였다' 등의 보도를 통해 대내 결속과 최고지도자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요구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 매체의 김정은의 백두산 등정 보도는 '김정은 신격화'와 '대미 협상 압박 카드'라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올해 헌법 개정을 통해 법적으로 국가 최고지도자에 오른 김정은을 김일성 수준의 위상으로 만들기 위해 '백마'라는 상징을 사용한 것"이라면서 "김정은이 이룬 업적이 있다면 그것을 앞세웠을텐데, 그게 없으니 상징물이나 주민들의 찬양 발언을 내세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제시한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인지시키면서 자신들은 협상에서 양보할 의사가 없으니 미국이 양보하라고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17/201910170204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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