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 경기, 고립된 분위기로 몰아넣으려는 전략"
"만약 졌다면 北 선수들 수모와 책임 추궁 당했을 듯"
"무관중 경기 결정은 평양시민들의 남조선에 대한 동경심 경계에서 나온 조치" 분석도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북한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경기에서 손흥민 등이 경기 시작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무중계·무관중으로 진행됐다./대한축구협회 제공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북한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경기에서 손흥민 등이 경기 시작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무중계·무관중으로 진행됐다./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 15일 평양에서 무관중·무중계로 진행된 카타르 월드컵 남북 예선전에 대해 북한 주민들이 '북한 당국이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7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평안북도 신의주로 출장 나온 평양시의 한 주민은 "평양에서 진행된 월드컵 예선 북남축구가 무승부로 끝났다는 방송보도에 반신반의하는 주민들이 많다"면서 "솔직히 남자축구는 남조선이 훨씬 발전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남조선이 이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주민들은 월드컵 예선이 치러진 김일성경기장에 관람자가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을 알곤 놀라고 있다"면서 "역사적인 북남 축구가 평양에서 진행되는 데 당국이 응원단과 관람자를 조직하지 않았다는 자체가 이상하지 않나. (남한 선수들을) 일부러 고립된 분위기로 몰아넣기 위한 전략이 아니겠냐"고 했다.

소식통은 이어 "주민들은 무승부로 끝난 남북축구 예선을 삭막한 골짜기에서 진행된 '홍산골 경기'에 비유하고 있다"면서 "1930년대 김일성부대가 왜놈들을 홍산골로 유인해 소탕했다는 '홍산골 전투'와 이번 월드컵 예선경기의 상황이 뭐가 다르냐며 당국의 야비한 행태를 비난하고 있다"고 했다.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도 "평양 젊은이들은 김일성경기장에서 북남선수들의 카타르 월드컵 예선경기가 치열한 공방전 끝에 무승부로 끝났다는 방송보도에 안도감을 내비쳤다"면서 "만약 남조선선수들이 이겼을 경우 우리 선수들이 어떤 수모와 책임 추궁을 당할지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스웨덴에서 조·미(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되고 북남관계도 악화되고 있어 우리나라정세는 예민하고 긴장되어 있다"면서 "이런 와중에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적대국인 남조선과의 월드컵 예선경기에서 패배한다면 선수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남조선선수들이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우리 선수들과 월드컵 축구 예선전을 진행한다면 남조선 문화와 체육에 큰 관심을 보이는 평양 시민들이 경기장에 밀려 들건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관중이나 응원단을 한 명도 경기장에 입장시키지 않았다는 것은 당국이 얼마나 평양시민들의 남조선에 대한 동경심을 경계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17/20191017014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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