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선 "스톡홀름 노딜 對美압박… 보다 강도 높은 도발 예고한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혁명의 성산(聖山)'이라는 백두산에 올랐다고 노동신문이 16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장성택 처형 직전인 2013년 12월, 핵 무력 완성을 선포하고 대대적 평화 공세로 돌아서기 직전인 2017년 12월 등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백두산을 찾곤 했다. 이번 방문은 북한이 최근 미국과 벌인 비핵화 실무 협상 결렬 이후 '끔찍한 사변'을 언급하는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 재개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김정은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는 보도는 집권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김일성이 항일 빨치산 활동기에 백마를 타고 전장을 누볐다고 선전하는 등 수령 우상화에 백마 이미지를 활용해왔다. '장군님 백마 타고 달리신다'는 제목의 김정일 찬양 가요도 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백마 보도는) 3대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대북 제재하에서 동요하는 민심을 독려하는 내부 결속 차원"이라고 했다.
 

동생 김여정과 함께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혁명의 성산(聖山)’ 백두산에 오르고 있다고 조선중앙TV가 16일 보도했다. 김정은을 중심으로 여동생인 김여정(왼쪽)과 조용원(오른쪽) 노동당 제1부부장이 양옆에서 함께 말을 타고 있다. 김정은이 백두산을 찾은 구체적인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동생 김여정과 함께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혁명의 성산(聖山)’ 백두산에 오르고 있다고 조선중앙TV가 16일 보도했다. 김정은을 중심으로 여동생인 김여정(왼쪽)과 조용원(오른쪽) 노동당 제1부부장이 양옆에서 함께 말을 타고 있다. 김정은이 백두산을 찾은 구체적인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조선중앙TV

노동신문은 이 소식을 전하며 "또다시 세상이 놀라고 우리 혁명이 한 걸음 전진될 웅대한 작전이 펼쳐질 것"이라고도 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스톡홀름 노딜 이후 대미 압박 차원에서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보다 강도 높은 도발을 예고한 것"이라고 했다.

신문은 김정은이 양강도 삼지연군의 건설 현장도 찾았다고 보도했다. 삼지연군은 북한이 대북 제재에 맞서 관광지로 역점 개발 중인 곳이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적대 세력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으로 의연 어렵고 우리 앞에는 난관도 시련도 많다"며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 세력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고 했다. 대북 제재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고통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의 결론은 "지금처럼 계속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 높이 들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제재가 고통스럽긴 하지만 시간은 자기들 편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며 "내부적으로 허리띠를 조이고 미국과는 샅바 싸움을 이어가면서 탄핵 위기 속에서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실책성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17/20191017003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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