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함박도에 북한 인공기와 북한군이 설치한 철탑 레이더가 보인다./연합뉴스
지난달 24일 함박도에 북한 인공기와 북한군이 설치한 철탑 레이더가 보인다./연합뉴스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이 지난 15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섬 함박도에 대해 지난 2017년 해병2사단이 유사시 초토화 계획을 세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당시 해병대 지휘부 관계자는 "해병2사단 작전 관련 부대는 육군의 통제를 받게 돼 있다"고 16일 밝혔다. 해병대 뿐아니라 육군도 함박도의 군사적 위협 가능성을 인지하고 대비해온 셈이다.

이 관계자는 이날 "해병2사단의 작전 관련 부대는 해병대사령부의 직접 통제를 받는 게 아니라 육군 수도군단의 통제를 받게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함박도에 포병 부대를 들이는 등 군사기지화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포병은 포를 쏘고 나면 이동해서 (상대의 반격을) 피해야 하는데 함박도에는 그럴 공간이 없기 때문에 지금 설치한 레이더시설 정도 이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교시에 따라 지난 2015년부터 함박도를 비롯한 서해 NLL 인근 무인도 5곳(갈도·장재도·무도·아리도·함박도)에 대한 군사 기지화가 이뤄지면서 유사시에 대비했다는 것이다.

앞서 이승도 사령관은 경기도 화성 해병대사령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2017년에 전진구 당시 해병대사령관이 어떤 조치를 했냐는 서청원 무소속 의원 질의에 "특이사항이라서 (강화도 인근) 말도에 있는 TOD(열영상감시장비)를 고정으로 지정해 감시하면서 접안 활동을 실시간 보고할 수 있도록 지침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도에 방어를 강화했고, 병력을 추가 주둔하고, 함박도에 대해서 유사시 초토화 시킬수 있도록 해병 2사단 화력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다만 "(함박도 위치가) 북방한계선 이북이라고 인식하고 확인했다"고 했다.

함박도 '초토화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군 안팎에선 "함박도 뿐 아니라 어느 곳이든 북한이 도발할 경우를 대비해 화력 계획을 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함박도의 군사적 위협 가능성을 국방부가 의식적으로 과소 평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군이 당연하게 대비태세를 갖추는 것도 주목을 받는다는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16/20191016012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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