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8일 열린 북한 당·국가·경제·무력기관 간부 연석회의./연합뉴스
2017년 12월 28일 열린 북한 당·국가·경제·무력기관 간부 연석회의./연합뉴스

스톡홀름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후 북한 당국이 간부들을 상대로 사상 교육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RFA는 함경북도의 한 간부소식통을 인용해 "요즘 중앙의 지시에 따라 간부 대상 강연회와 회의가 연이어 조직되고 있다"면서 "강연회 내용은 주로 선대 수령이 이룩한 업적과 유훈을 관철하는 것이 간부들의 책임이라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간부 강연회에서는 선대수령들의 교시와 말씀, 유훈은 가장 정당한 것이며 절대적인 것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간부들은 선대 수령의 말씀과 유훈을 관철하기 위한 사업을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강연회에서는 현시기 일꾼들이 주변정세 변화에 동요하면서 사회주의 제도에 대한 확고한 신심을 갖지 못한 데 대해 지적했다"면서 "간부들이 맡은 업무에서 실적을 내지 못하고 현재의 어려운 난국을 헤쳐 나가는데 선동자적 역할을 못하고 있다면서 강하게 질책했다"고 전했다. 그는 강연회에 대해선 "일과시간 이후에 시작된다. 모든 간부들은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하며 90분동안 강연회를 듣고 토론까지 진행하다 보면 강연회가 있는 날은 밤 10시가 넘어서 퇴근하게 된다"면서 "만에 하나 강연회에 불참할 경우, 자아비판과 호된 사상검토를 각오해야 한다"고 했다.

양강도의 다른 간부소식통도 "간부강연회를 비롯한 각종 회의는 중앙의 직접 지시에 따라 진행하는 것인 만큼 지방당위원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많이 긴장하고 있다"면서 "지난기간에는 강연회나 회의가 있어도 정당한 사유가 있거나 업무가 바쁘면 빠져도 당위원회에서 눈감아주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예외가 전혀 인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간부들은 중앙의 지시가 엄한 탓에 마지못해 회의에 참석은 하지만 내적으로는 중앙의 처사에 몹시 불만스러워 하고 있다"면서 "일년 열두 달 강연회다 회의다 하면서 간부들의 충성심을 강요하지만 외부정세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간부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강제적인 사상교육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16/20191016008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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