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노딜' 이후 김영철 등 상대로 대대적 인사조치 이뤄지고 있을 것"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12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D.C에서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미·북 실무협상이 열릴 수 있고, 실무협상의 결과에 따라 11월 중 3차 미·북 정상회담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평통 북미 동부지역 출범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찾은 정 수석부의장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식당에서 가진 한국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북 실무협상이) 2주 후는 아니지만 3∼4주 후에는 열리지 않겠는가. 10월 말, 늦어도 11월 초에는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무협상이) 열린다면 상당한 정도의 접근을 사전에 해서 용(龍)을 그려놓고 눈동자만 찍는 식으로 협상하지 않겠나. (그렇게 보면) 미·북 3차 정상회담도 11월 중에는 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시간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를 넘기면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쓸 수 있는 타이밍이 안 오지 않느냐"라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그걸 판독하고 있기 때문에 금년 안에 끝장을 내되, 처음부터 호락호락하게 '미국이 하자는 대로 끌려갈 필요 없다, 몸이 좀 달게 하자' 그런 선택을 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미·북 실무협상이 결렬됐지만, 이는 판이 완전히 깨졌다기보다 북한 측이 협상력 제고 차원에서 강하게 나온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정 수석부의장은 미·북이 2주 안에 다시 만나라는 스웨덴 제안과 관련해 "스웨덴이 근거 없이 2주를 제시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북한하고도 어느 정도 물밑조율을 한 결과 아닌가. 그러나 바로 그 자리에서 받으면 얕보이니까 (북한이) 조금 버티는 식으로 제스처를 쓰는 것 아닌가 짐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번에 실무협상이 열린다면 북한이 나올 때 바로 정상회담으로 넘어가는 날짜를 잡고 '어차피 웬만한 것은 정상들이 결정할 문제라면 실무차원에서 구체적 얘기를 하지 맙시다'라는 식으로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벼랑끝 전술'을 동원한 압박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에는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또 발사할 수 있는 동창리 발사대를 완전하게 재건하느냐가 관심사항이라고 본다. 그런 식으로 (북한이) 제스처를 쓸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또 "벼랑끝 전술을 해서 트럼프가 김정은한테 끌려가는 것처럼 보이면 트럼프가 (협상에) 못 나온다는 것을 김정은도 알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추진 등 미국의 국내정치 상황이 종합적으로 미·북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최종 결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는 것이니만큼 현재 미·북 협상을 총괄하는 북한 외무성이 이전의 통일전선부와 협상에 접근하는 방식에 있어 크게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노딜(no deal·결렬)' 이후 통일전선부장을 겸하며 미·북 협상을 챙기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등을 상대로 대대적 인사조치가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면서 그런 상황을 보며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미·북 협상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13/201910130131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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