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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北도발 눈감고 美는 회의장 나간 '맹탕 안보리'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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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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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다른 문제로 2시간 회의한 뒤 北 SLBM 발사 다뤄
유엔 美대사, 北문제 논의 직전 자리 떠나 차석 대사가 참석
한국은 안보리와 무관한 수출 행사, 日무역규제 부당성 홍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8일 회의를 통해 '중동의 상황'에 대한 의장 성명과 앙골라·콩고민주공화국·르완다·우간다가 관련된 '대호수 지역'에 관한 언론 성명을 발표했다. 함께 논의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발사에 대해서는 의장 성명이나 그보다 의미가 가벼운 언론 성명을 도출하지 못했다.

보다 못한 유럽 6개국이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을 규탄하는 별도의 공동성명을 냈지만, 정작 북 도발의 잠재적 피해자인 우리 외교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일부 언론 문의에 "공동 입장 표명을 존중한다"는 중립적·의례적 반응을 내놓은 게 전부다. 외교가에선 "북이 '도발 면죄부'를 받았다고 오판해 보다 대담한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의 북극성-3형 발사는 명백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지만, 이번에 미국은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영국·프랑스·독일 주도로 이뤄진 북한 관련 논의는 말리의 유엔평화유지군 문제를 다룬 2시간짜리 회의 후 50분가량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도 북한 논의는 켈리 크래프트 주유엔 미국 대사의 불참 속에 이뤄졌다. 크래프트 대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말리 관련 회의에는 참석했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논의가 시작되기 직전 자리를 뜨는 모습이 목격됐다. 조너선 코언 차석대사가 그를 대신해 참석했으나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유엔 안보리는 '거부권'을 가진 미·영·프·중·러의 5개 상임이사국(P5)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안보리 결정은 P5와 10개 비상임이사국이 내리는데, 비상임이사국은 임기가 2년으로 연임이 불가능하며 거부권도 없다. 개별 국가들에 대한 구속력이 가장 강한 결의는 물론 그보다 구속력은 약하지만 공식 문서로 기록이 남는 의장 성명이나 언론 성명을 채택하려면 P5가 적극 움직여야 한다. 특히 대북 규탄·제재에 반감이 큰 중국·러시아를 설득해 규탄 성명이나 제재 결의를 도출하려면 미국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번 안보리 회의에서도 중국은 '북 미사일 발사는 미·북 대화에 진전이 없기 때문'이란 주장을 했다고 VOA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집권 첫해인 2017년 안보리는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서 추가 제재 결의 네 번, 의장 성명 한 번, 언론 성명 두 번을 내놓았다. 2006년 10월 북한의 첫 핵실험 이후 안보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결의를 총 아홉 번, 의장 성명을 세 번, 언론 성명을 다섯 번 채택했는데 그중 40%가 2017년 한 해에 집중된 셈이다. 북한이 1년 만에 두 차례 핵실험을 할 만큼 도발이 격화한 탓도 있었지만,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최대의 압박' 정책을 일관되게 구사한 영향이 컸다. 니키 헤일리 당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대북 제재 결의와 규탄 성명을 주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과의 협상 모드로 돌아서면서 미국의 태도가 달라졌다. 올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묵인했고, 탄핵 위기에 처한 뒤로는 SLBM 발사에도 관심이 없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마저 북한의 도발에 사실상 눈을 감으면서 안보리에서 북한 제재·규탄 논의는 실종되다시피 했다. 외교부는 북한의 결의 위반 문제를 논의하는 안보리 회의가 진행 중이던 지난 8일 오후 1시쯤 뉴욕 현지에서 '한국의 수출 통제 노력'을 홍보하는 별도의 행사를 열었다. 일본 수출 규제의 부당성을 알리는 데 많은 시간이 할애된 행사로 대북 제재 업무를 책임지는 외교부 간부도 참석했다. 전직 외교부 차관은 "남북 교류·협력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심기를 유난히 신경 쓴다"며 "과거 대북 제재의 철저한 이행을 주도·독려하던 외교부가 지금은 북한의 제재 위반을 감싸고 있다"고 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소 안보통일센터장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연일 주장해온 문 정부 입장에선 북 규탄 성명을 지지하기 난처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의 대북 정책 기조가 이대로 유지되고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수준으로 도발 수위를 급히 끌어올리지 않는 한 북한 도발에 대한 안보리의 미온적인 분위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8일 성명 채택에도 안보리 비상임이사 10개국 중 8개국은 동참하지 않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10/201910100031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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