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사진>이 오는 5일 열리는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에 차석대표로 나설 것으로 3일 전해졌다. 권정근은 지난 8월 담화문을 통해 한·미 연합연습을 비난하며 우리 정부를 향해 "바보, 똥, 횡설수설, 도적"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등 북측 대표단이 이날 오전 평양발 고려항공편을 통해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공항에서는 권정근과 그의 후임인 조철수 신임 미국담당 국장 등 4명의 대표단이 목격됐다. 북한 대표단은 베이징에서 스웨덴 스톡홀름행 중국국제항공 항공권을 발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권정근이 김명길을 수행하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그가 실무협상 차석대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권은 지난 8월 청와대를 거명하며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대는 것"이라고 했고, "정경두 (국방장관) 같은 웃기는 것"이라고 한 인물이다. 이후 권은 공식 매체에 등장하지 않다가 조철수에게 미국담당 국장 자리를 넘겨준 사실이 전날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됐다. 그의 새로운 직책은 확인되지 않았다.

권은 작년 11월 미국연구소장 직함으로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했다. 보통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미국연구소장이 겸임한다. 미·북 협상 교착 국면에서 권은 주로 미국과 남한을 거칠게 비난하는 '공격수'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북한 체제의 특성상 이는 권정근 개인이 주도한 것이라기보다는 김정은의 의중이 담긴 표현으로 봐야 한다. 대미협상 핵심 인력으로 기용된 권이 실제 협상 테이블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일 열리는 실무협상에 앞서 4일 진행되는 예비접촉에는 권정근이 대표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예비접촉은 본협상보다 한 단계 낮은 급의 인사가 참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미국 측의 예비접촉 참석자로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03/201910030186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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