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북극성' 추정 미사일 발사… 대화 내세워 무기개발 시간 번 셈
실전 배치땐 美본토 타격 가능
 

북한이 2일 오전 7시 11분쯤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북극성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추정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최대 고도 910여㎞로 고각(高角) 발사된 이 미사일은 약 450㎞를 날아갔다. 정상 발사 시 사거리는 2000㎞ 이상으로 추정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7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SLBM 세 발가량을 탑재할 수 있는 3000t급(추정) 신형 잠수함을 공개했다. 고도의 은밀성·생존성이 특징인 이 잠수함에 이번 SLBM이 실전 배치되면 북한은 한·일뿐 아니라 미 본토를 기습 타격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전략 무기인 '게임 체인저'를 손에 쥐는 것이다.

작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비핵화 대화가 시작된 지 20개월 만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사실상 최종 단계에 다다른 것이다. 북한은 협상 과정에서도 핵·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았고 올해에만 11차례 미사일·방사포 도발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단거리 미사일은 별게 아니다"라고 했고, 우리 정부도 "9·19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다"라며 이를 방조했다.

2017년 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확보한 북이 모호한 '비핵화 약속'으로 한·미가 경계심을 늦춘 사이 대남 타격용 단거리 미사일 능력을 극대화하고 SLBM 완성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문재인 정부가 미·북 대화를 주선한 결과가 북핵의 완성"이라며 "북에 시간만 벌어줬다"고 했다.

이날 북한의 도발은 전날 오후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4~5일 미국과 만나겠다고 발표한 지 10여 시간 만에 이뤄졌다. 외교가에선 "담판을 앞두고 대미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왔다. 청와대는 "북·미 협상 재개를 앞두고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03/2019100300154.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