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LBM 발사]
해상서 고각 발사돼 450㎞ 날아가… 정상 발사땐 사거리 2000㎞
軍 "기존 북극성 1형 개량한 듯"… 신형 잠수함에 3발 탑재 가능
잠수함에서 쐈는지 수중 바지선에서 쐈는지 여부는 밝히지않아
 

북한이 2일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발사한 '북극성' 계열 탄도미사일이 기존 북극성 1형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량한 북극성 3형일 가능성이 크다고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번에 발사 성공한 SLBM이 북극성 3형이고, 이 미사일이 조만간 진수될 3000t급 신형 잠수함에 탑재된다면 괌·하와이는 물론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군사력의 판도를 바꿀 신무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미사일은 육지가 아닌 해상에서 발사돼 최대 고도 910㎞까지 올라가 450㎞를 날아갔다.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궤도로 발사하면 일본 열도를 넘어가기 때문에 수직에 가까운 고각(高角)으로 발사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상 발사할 경우 2000㎞ 이상의 사거리를 가질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이 앞서 2016년 8월 시험 발사에 성공한 북극성 1형 SLBM은 고각 발사로 비행 거리 500㎞, 최대 고도 500여㎞를 기록했었다. 전문가들은 북극성 1형 사거리를 1500~2000㎞로 추정했다.

하지만 정경두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 국감 답변에서 "북극성은 현재 1·2형이 개발됐고, 우리가 확인한 사거리는 1300㎞"라고 했다. 전문가들이 추정했던 것보다 짧게 본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극성 3형이 1·2단으로 구성돼 있고, 2단 로켓도 추진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거리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동해 상에서 발사해 미 전략 거점인 괌을 타격하려면 3000㎞ 정도의 사거리를 가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이 이번 미사일이 강원도 원산 북동쪽 17㎞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됐다고 했지만, 잠수함에서 발사됐는지, 아니면 수중 바지선에서 발사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일부에선 3000t급 신형 잠수함에서 발사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럴 경우 북한이 '게임 체인저'급 SLBM을 실전 배치했다는 의미가 된다. 언제든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과 주일 미군, 괌 등지를 기습 타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군 소식통은 "북한의 3000t급 신형 잠수함은 아직 본격 운용 단계가 아니어서 SLBM 발사를 하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고 했다.

미 CNN은 미 당국자를 인용, 이번 미사일이 SLBM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지만 잠수함에서 발사된 건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북극성 1형 개발 때도 먼저 수중 바지선에서 수중 발사(사출) 시험을 한 뒤 신포급(고래급) 잠수함에서 발사했었다. 올 들어 북한에선 동해와 서해에서 여러 차례 SLBM 사출(射出) 시험을 하려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의 이번 SLBM 발사는 최근 진수 임박설이 잇따라 외신에 보도되고 있는 신형 잠수함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 CNN과 일 NHK는 북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부두에 대형 가림막이 설치되는 등 북한이 신형 잠수함을 진수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보도했다.

신형 잠수함은 구형 로미오급 또는 골프급을 개조한 것으로, 배수량은 2500~3000t급일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신포급 잠수함이 SLBM 1발을 탑재하는 데 비해 신형 잠수함은 SLBM을 3발가량 탑재할 수 있다. 신형 잠수함 진수에 맞춰 여기에 탑재될 신형 미사일을 이번에 시험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정거리만 보면 북한은 이미 북극성 3형보다 긴 중거리 미사일(화성-12형)이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SLBM을 개발한 것은 지상 발사 미사일보다 생존성과 기밀성이 훨씬 뛰어난 위력적 무기이기 때문이다. 신형 SLBM의 사거리가 2000㎞에 불과하더라도 신형 잠수함의 항속거리 등을 감안하면 이론상 괌과 하와이는 물론 미 본토까지 타격한 뒤 복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에서 미 서해안까지 거리는 1만㎞ 정도인데, 북 신형 잠수함의 항속거리는 최소 1만4500㎞ 이상이고 최대 1만760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잠수함 전문가는 "북 신형 잠수함은 미 본토에서 2000㎞쯤 떨어진 곳까지 가서 미사일을 쏜 뒤 복귀할 능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루에 한 번 정도 디젤 전지 충전을 위해 바다 위에 떠올라야 하지만 심야에 하면 탐지될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03/201910030018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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