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2년5개월 전 北 북극성 미사일에 "유엔 안보리 결의 명백한 위반, 국제평화 심각한 도전"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대구 공군기지에서 국군의 날 행사 기념사 중 박수를 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대구 공군기지에서 국군의 날 행사 기념사 중 박수를 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는 물론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행위로 우리 정부는 이를 강력 규탄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북한이 연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당시 북한은 중거리 미사일 '화성-12형'과 '북극성-2형'을 발사했다. 문 대통령은 그해 11월엔 "북한이 도발적인 군사 모험주의를 멈추지 않는 한 한반도의 평화는 불가능하다"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때까지 한·미 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추진해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기반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보호하고, 무력 도발 시 즉각 응징하여 위협을 제거할 수 있는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2년5개월만에 북한이 다시 북극성 계열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쐈지만 침묵하고 있다. 청와대와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쏜 발사체가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잠수함에서 쏘는 SLBM은 지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과 달리 사전 탐지가 어렵다. 또한 잠수함이 수중에서 이동해 타격 지점 인근까지 이동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 대잠(對潛) 전력이 부족한 우리 군에겐 중대한 위협이다. 특히 정경두 국방장관은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이 문 대통령이 2017년 5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거론했던 북극성 계열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나온 대북 메시지는 '강한 우려'가 전부였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정의용 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회의를 소집하고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을 뿐이다. 올해 들어 북한이 11차례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음에도 문 대통령이 직접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지 않았다.

북한은 전날 김정은의 외교 책사라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내세워 오는 5일 미국과 비핵화 실무협상을 여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12시간 만에 북한이 SL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단순한 대미 협상력 높이기 차원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SLBM은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할 수 있는 전략무기로 한·미 정부가 사실상 용인해온 단거리 탄도미사일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준중거리 미사일로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나 일본의 개입을 막겠다는 전략이 담긴 무기 체계"라며 "우리의 안보에 상당한 위협 요인이며, 명확한 대남 도발"이라고 말했다. 윤 전 원장은 "그런 만큼 정부가 강력히 대응해야 하는데 대응 수준이 너무 안일하다"며 "미·북 실무협상만 잘 되면 모두 해결된다는 착시 현상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02/201910020195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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