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트럼프 대선 前 성과 필요하고 김정은도 다급…실무협상 낙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처한 국내정치적 상황에 비추어 보면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에 대해 "낙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10·4선언 12주년 특별강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인 관계로 봐서 자기는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강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대선 전에 외교적 성과를 얻어야 한다"면서 "김 위원장도 (협상) 데드라인을 금년 말로 정하고 그때까지 하지 못하면 새로운 길로 간다는 것인데, 그건 '고난의 행군'으로 돌아간단 것이다. (내가) 두 번 보았던 김정은의 스타일로 보면 그 길은 가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부와 북한 주민에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며, (따라서) 김 위원장도 다급하다"고 했다.

문 특보는 미·북 실무협상 재개 시점에 대해선 "미국 (정보)소스로, 지금 추세로 보면 2∼3주 내에, 또는 3∼4주 내에 열릴 것"이라며 "실무접촉이 잘 돼야 그 이후가 보장된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 상황에 대해선 "미국과 북한이 똑같다. 적게 주고 많이 받으려고 한다"며 "미국은 하노이회담에서 내건 카드보다 훨씬 요구 조건을 낮추고, 막연한 보상보다는 구체적인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선 "북한도 하노이에서보다 더 많이 미국에 양보하고 적게 받으려고 한다면 타결점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외무성 담화 등을 통해 대남·대미 비판을 이어온 데 대해선 "하나는 하노이에 대한 트라우마"라며 "또 9·19 공동선언 이후 적대관계를 청산하자고 했는데 한·미 군사훈련을 계속하고 F-35 등 전략을 증강시키는 것에 대한 불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 두 정상이 두차례에 걸쳐 선언을 했는데 이행을 안 하고 있다"면서 "남쪽이 결국 미국으로부터 조금의 자율성도 행사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 북의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이것이북한 언론매체를 분석하면 나오는 이유"라며 "북한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문 특보는 현재 한·일관계에 대해선 "(국교 정상화) 54년의 역사 속에서 최악의 관계"라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인 문제는 아베신조 총리를 비롯한 아베정부가 문재인 정부를 개혁정부로 본다는 것"이라며 "친북·친중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