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엔진 고쳐준 후 北 인계… 총격 사실은 하루 뒤에야 밝혀
軍 "통상 절차 따라 조치했을 뿐"
 

군 당국은 지난 26일 북한 어업 단속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을 때 경고 사격 등의 조치를 취한 뒤 북측에 인계했다고 27일 밝혔다.

군은 사건이 일어난 당일(26일)에는 "해당 선박 선원들은 기관 이상 및 항로 착오로 월선하였으며 귀순 의사가 없고 북측으로 복귀를 요청했다"며 "우리 군은 인도적 차원에서 엔진 계통 고장을 수리 후 선박을 북쪽으로 복귀토록 조치했다"고만 밝혔다. 마치 표류해 넘어온 북한 선박을 아무 일 없이 인도적으로 돌려보낸 듯한 취지였다. 하지만 하루 뒤인 27일 경고 사격 사실을 공개했다. 군은 "통상적 절차에 따른 조치였기 때문(에 따로 알리지 않았다)"이라고 해명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 선박이 어제 NLL을 월선하자 K-6 기관총 10여발을 전방 해상에 경고 사격했다"며 "경고 사격이 가해지자 북한 선박은 제자리에 멈췄다"고 했다. NLL을 월선한 단속정은 10m 길이로 3t급 목선이었다. GPS(인공위성 위치 정보) 장비는 있었지만, 항적은 표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은 북한 단속정이 26일 오후 7시 33분 NLL을 넘어오자 경고 사격을 두 차례 실시했다. 군은 "최초 포착 시부터 정해진 절차에 의거해 조치를 한 것"이라고 했다. 우리 군이 현 정부 들어 NLL 지역에서 북한을 향해 경고 사격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군은 이후 북한 단속정이 멈춰 서자 고속단정(RIB)으로 접근했고, 북 선원들로부터 "항로 착오로 넘어오게 됐다"는 진술을 들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 소속 수산감독대 선박으로 선원 4명은 근무복 형태의 제복 차림이었다"며 "정규 군인이 아닌 해경에 가까웠다"고 했다. 북한 단속정에 승선한 해군은 선박의 기관 고장을 확인한 뒤 이를 고쳐줬고, 단속정은 오후 10시 16분 NLL 북쪽으로 돌아갔다. 군 관계자는 "단속정이 엔진 고장으로 표류해 넘어온 것인지, 아니면 우리 군 경고 사격 이후 멈춰서는 과정에서 엔진이 고장 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28/201909280018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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