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前주한미군사령관, 인터뷰서 "함박도는 NLL 남쪽"
우리 軍이 강하게 부인하자 "착오 있었다"며 발언 번복
 

빈센트 브룩스

빈센트 브룩스〈사진〉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20일 서해북방한계선(NLL) 인근의 함박도에 대해 "북한군이 함박도를 무장화한다면 안보에 큰 문제가 된다"고 했다. 우리 군은 그동안 함박도의 군사 기지화 우려에 대해 "해안포가 배치되지 않았다"며 군사적 위협이 안 된다고 평가절하해 왔다. 하지만 브룩스 전 사령관은 우리 군과 달리 함박도의 군사적 중요성과 위협 가능성을 강조한 것이다. 함박도 논란이 커지자 국방부는 뒤늦게 "지난 16일 '민관 합동검증팀'을 구성해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포병 무기 체계뿐 아니라 대함(對艦) 무기를 배치할 경우 (서해 안보에) 큰 문제가 된다"고 했다. "함박도에 감시 초소를 배치하는 정도는 큰 손해가 아니다"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함박도의 군사기지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재 함박도에는 북한군 1개 소대 병력과 감시 장비, 인천공항과 인천항을 표적 거리(40~80㎞)로 둔 일제(日製) 레이더가 설치돼 있다. 북한은 NLL 일대의 또 다른 무인도인 갈도에는 지난 2015년 122㎜ 방사포를 반입했었다. 군 관계자는 "함박도에 방사포 등의 반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함박도가 NLL 이남에 있는지를 놓고도 논란이 일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날 "NLL은 휴전 협정에 따른 게 아닌 당시 유엔군사령관이 무력 충돌 방지를 위해 도입한 선"이라며 "북한이 주장하는 해상경계선은 함박도보다 더 남쪽에 있다. 따라서 현재 함박도는 NLL과 (북한이 주장하는) 서해 해상경계선 사이에 낀 상태가 돼 입장 차가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 군이 이를 강하게 부인하자 '착오가 있었다'며 번복했다. 함박도는 현재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말도리 산97'이라는 우리 측 행정 주소가 부여돼 있다. 군 안팎에서는 브룩스 전 사령관의 '함박도 NLL 이남' 발언에 대해 9·19 남북 군사합의에 대한 미국 측의 반감이 암묵적으로 반영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한편, 국방부는 함박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 16일 '민관 합동검증팀'을 구성했다고 이날 뒤늦게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유엔사 군정위 측에서도 함박도가 NLL 북쪽임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21/20190921002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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