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강타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소집했다. 북한이 자연재해를 대비하기 위해 중앙군사위를 소집한 건 매우 이례적으로, 이번 태풍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태풍 '링링' 북상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태풍 '링링' 북상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7일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우리나라의 전반적 지역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태풍 13호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한 비상확대회의를 6일 오전 긴급소집하고 국가적인 비상재해방지대책을 토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선 태풍 13호 링링의 강도와 예상 경로, 특성, 피해지역·규모에 대한 분석과 긴급비상대책들이 논의됐다. 김 위원장은 "전국적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위험한 상황이 닥쳐오고 있지만, 당과 정부의 간부들은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 집권 직후인 2012년 8월 제15호 태풍 ‘볼라벤’으로 300여명이 사망하고, 600여명이 부상 또는 실종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봤다. 김 위원장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이번 태풍 링링도 과거 못잖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태풍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대상과 요소들을 찾아내고 취약지대를 점검하는 등 피해 예방에 대중을 적극 조직동원할 것"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이 중앙군사위를 소집해 자연재해에 선제로 대응한 건 이례적이다. 가뜩이나 대북 제재와 식량난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이 태풍 피해로 더 나빠지며 내부 결속이 흐트러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대책 마련과 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태풍 13호 피해를 막기 위한 사업은 방대한 투쟁"이라며 "맡겨진 과업을 책임감을 갖고 수행함으로써 태풍피해를 막기 위한 투쟁에서 응당한 성과를 거두리라는 것을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07/201909070096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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