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조광무역회사' 웹사이트에 수십억~수백억원씩 하는 무기 소개하며 "개별 접촉하라"

북한이 무역회사 이름으로 인터넷 웹사이트를 만들어 전차, 방사포 등 재래식 무기를 판매하는 정황이 드러났다. 만약 북한이 이 웹사이트를 통해 재래식 무기를 판매하는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무기 금수 조치를 명시한 유엔 제재를 위반한게 된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는 북한의 소형무기를 포함한 모든 재래식 무기에 대한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북한은 과거에도 웹사이트를 통해 유엔 대북 제재 위반 품목을 판매한 사례가 여러차례 있었다.
 
조광무역회사 홈페이지 캡처.
조광무역회사 홈페이지 캡처.

이번에 북한이 개설한 것으로 의심되는 웹사이트는 중국 광둥성 주하이에 본사를 둔 '조광무역회사' 홈페이지다. 이 회사는 웹사이트 소개란에서 1973년부터 전 세계 고객에게 양질의 상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전 세계에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광무역회사는 웹사이트 상품 소개란에 건설·농업, 중장비, 조류 추적 연구 부문으로 나눠 상품을 올리고 있는데, 해당 내용에 접속하면 실제로는 현재 북한에서 사용 중인 무기의 이름과 제원이 나열돼 있다. 조광무역회사 웹사이트 존재를 처음 공개한 '마카오 비즈니스 매거진'은 "공개된 것 이상으로 진위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웹사이트가 차단되지 않도록 무기 목록과 정보를 숨기는 북한의 전형적 수법이 사용됐다"고 했다.

웹사이트 '건설 장비' 항목에는 북한의 주력 전차 '폭풍호'가 420만달러(약 51억원)에, 2010년 북한 열병식에 등장했던 전차 '천마호'는 270만달러(32억원)에 올라와 있다. 중장비 항목에는 북한 자체 개발 170mm 자주포가 '곡산포'라는 이름으로 올라와 있고, 240mm 다연장 로켓, 방사포도 판매 목록에 올라 있다. '조류 추적 연구 상품'에는 북한판 패트리엇 미사일로 알려진 번개 5호(KN-06)가 5100만달러(614억원)에 올라와 있다.

각각의 상품에는 제원과 역사, 사거리 등 간략한 소개도 덧붙였다. 번개 5호에 대해선 북한 영공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조선인민군이 개발한 공대지 미사일 시스템으로, 적 항공기에 대해 150km 이상의 고도의 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 자세한 상품 소개를 원할 경우 개별적으로 접촉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조광무역회사는 북한이 마카오에서 비밀리에 운영하던 해외 무역상사 중 가장 큰 규모의 회사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5년 돈 세탁 혐의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본사를 마카오에서 중국 주하이로 옮겼다.

북한은 지난 2017년에도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GPM'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통해 리튬6를 판매하려 한 정황이 있다고 안보리 1718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밝힌 바 있다. 리튬6 동위원소 관련 장비들은 핵 관련 금지 물질로 등재돼 안보리 대북 제재 품목인데 당시 북한은 웹사이트를 통해 리튬6를 매달 10kg씩 제공할 수 있다고 광고했다.

지난 2017년 안보리의 소말리아·에리트레아 제재위원회 산하 감시그룹의 연례보고서에는 북한이 글로콤이라는 기업 이름으로 웹사이트를 만들어 군사용 고주파 무전기와 암호 해독용 마이크, GPS 등을 판매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글로콤은 북한을 기반으로 한 ‘팬 시스템’사의 위장 기업으로 당시에도 웹사이트를 통해 유엔 대북 제재 위반 품목을 판매하다가 적발돼 접속이 차단됐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05/201909050207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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