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이달 1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4차 유엔 총회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날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가 "리 외무상은 그의 일정 떄문에 유엔 불참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리 외무상이 유엔 총회에 불참하는 것은 그가 외무상에 오른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리 외무상의 유엔 총회 참석은 교착 상태에 놓인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 여부와 관련해 주목된다. 리 외무상은 북한 측 미·북 실무협상 대표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카운터파트다. 당초 리 외무상이 이번 유엔 총회에 참석하면 폼페이오 장관과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연합뉴스

그러나 북한은 최근 폼페이오 장관에 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명하며 협상 재개의 어려움을 경고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 제재와 인권 문제를 비판하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미국 상층부에서 우리를 걸고드는 심상치 않은 발언들이 연이어 튀어나오고 있다"며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리 외무상의 유엔 총회 불참설이 확인되며 미·북 실무 협상 재개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앞서 이미 리 외무상의 유엔 총회 불참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초 북한은 이번 유엔 총회 ‘일반토의’의 기조연설자로 장관급 인사를 통보해 리 외무상이 미국을 방문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지난달 29일 여러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리 외무상이 이번 유엔 총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4일 최근 입수한 8월 30일자 유엔 공보국의 제74차 유엔 총회 ‘일반토의 잠정 2차 명단’을 인용, 북한이 이번 유엔 총회의 ‘일반토의’ 기조 연설자를 장관급에서 대사급으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이에 리 외무상의 유엔 총회 불참설에 힘이 실렸다.

다만 로이터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과거에도 다양한 급으로 북한을 대표했다고 말해 리 외무상의 불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이 사안에 대한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답하지 않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05/20190905009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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