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각) 북한과 이란에 대해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란과의 핵협상 진전과 미·북 협상 재개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진행된 허리케인 도리안 관련 브리핑 중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이란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이란의) 정권 교체를 원하지 않으며 그들은 잠재력을 이용하길 바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9월 열리는 뉴욕 유엔 총회에서 로하니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에 대해 묻자 "물론이다. 무엇이든 다 가능하다"며 "그들은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고 큰 문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우리와 이야기하고 협상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제재로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는 이란에 미국과의 협상에 나설 것을 압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북한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고, 그들은 그것을 이용하기를 바랄 것"이라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란이 비핵화를 하면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듯, 북한도 비핵화를 할 경우 경제적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거듭 북한의 ‘잠재력’을 언급했다. 이는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 이후 교착 상태 놓인 미·북 실무 협상에 북한이 다시 임할 것을 촉구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협상 재개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 제재와 인권 문제를 비판하자 북한은 이에 반발하며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고 협상 재개의 난항을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이번 유엔 총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는 이날 로이터에 리 외무상의 불참 소식을 전했다. 그가 외무상이 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유엔 총회에 참가하지 않는 것이다.

리 외무상은 북한 측 미·북 실무협상 대표로,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다. 당초 남·북 실무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질 경우 유엔 총회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무상의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연내에 3차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리 외무상의 유엔 총회 불참으로 이같은 시나리오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05/20190905008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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