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청사 인근 어린이집서 행사
분양 받은 두 마리 중 한 마리, 北이 공격했던 연평도 보내 논란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입양을 앞둔 풍산개의 목덜미를 어루만지고 있다. 이 개는 북한에서 청와대로 보낸 풍산개 암컷에게서 지난해 11월 태어난 6마리 중 하나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입양을 앞둔 풍산개의 목덜미를 어루만지고 있다. 이 개는 북한에서 청와대로 보낸 풍산개 암컷에게서 지난해 11월 태어난 6마리 중 하나다. /청와대

30일 오후 4시쯤 인천 남동구 두루미 어린이집에 붉은색과 파란색 목줄을 한 몸길이 60㎝의 풍산개 암수 한 쌍이 들어서자 원생과 주민 등 60여 명이 손뼉 치며 환호했다. 이 풍산개는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후 북한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풍산개의 새끼들로 작년 11월 태어났다. 암컷은 연평도 평화안보수련원으로, 수컷은 인천대공원 동물원으로 각각 분양 가는 길에 인천시가 시 청사 인근 어린이집에서 환영식을 열어준 것이다.

어린이들은 미리 준비한 개껌과 손편지를 전하고, 장미 화환도 걸어줬다. 박준하 인천시 행정부시장도 환영식에 참석했다. 앞서 청와대는 김정은이 보낸 풍산개가 작년 11월 출산하자 전국 지자체 분양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인천·대전·광주에서 분양을 요청했고 그중 두 마리가 인천에서 살게 됐다. 풍산개 여섯 마리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환송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풍산개의 목과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날 어린이집 환영식 중 약간의 돌발 상황도 발생했다. 수컷 풍산개가 돌연 몸을 부르르 떨고 으르렁대는 등 이상행동을 보인 것이다. 행사 관계자들이 긴급히 아이들과 격리시켜 진정시켰다. 인천시 관계자는 "태어나서 줄곧 청와대에서 살다가 갑자기 낯선 환경을 접하고 불안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에 분양된 풍산개 중 암컷을 연평도로 데려가는 것에 대해선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연평도는 제2 연평해전(2002년)과 연평도 포격(2010년) 등 북한의 잇따른 무력 도발로 우리 군이 큰 희생을 치른 곳인데 김정은이 선물한 개의 후손을 키우는 게 적절하냐는 것이다. 인천시는 "남북 분쟁 지역의 평화 분위기 조성과 남북통일 염원을 담아 연평도에서 풍산개를 키우기로 한 것"이라며 "인천의 풍산개가 남북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잘 길러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31/2019083100215.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