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자신이 맡고 있는 대북특별대표 자리에 대해 최근 ‘힘들고 보람이 없는 직위(thankless job)’라고 표현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이와 함께 비건 대표가 차기 국무부 부장관에 거론되고 있다고 복수의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비건 대표가 러시아 대사에 거론된다는 보도가 나온지 불과 2주 만이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건 대표 인사설은 이달 들어 꾸준히 제기됐다. CNN은 지난 14일 "백악관이 비건 대표를 러시아 대사에 임명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비건 대표는 지난 21일 방한 도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러시아 대사로 가지 않을 것"이라며 인사관련 소문을 직접 부인했다.

그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6월 30일 판문점 회동 이후 북한과 실무협상을 재개하라는 과제를 내게 줬고, 나와 내 팀은 이것을 위해 전념할 것"이라고도 했다.

폴리티코는 그러나 "지지부진한 북·미 실무협상에 낙심한 비건 대표가 이제 (대북특별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고 싶어 한다"고 그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지난 6월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2~3주내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을 때만 해도 의욕을 불태웠지만, 이후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의욕을 잃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대북특별대표로 임명된 이후 북측 카운터파트와 제대로 된 협상을 해본 적도 거의 없다. 지난해 12월 방한 당시에는 나홀로 판문점 방문을 했고, 하노이 회담 직전까지 카운터파트였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으로부터 번번이 바람을 맞다가 올해 1월에야 처음 마주 앉았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직전 진행한 협상도 내실은 없었다. 6월 말 판문점 회동에도 불구하고 북·미 협상은 지난해 말로 회귀한 상태다.

공화당의 한 외교정책 전문가는 "북한과 협상하는 것은 희망이 없다. 그들은 대통령급을 만나고 싶어하고 (비건 대표와의 협상 등) 진정한 회담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폴리티코는 비건의 차기 행보와 관련해 "초기 인선 단계이긴 하지만 국무부의 ‘넘버 투’ 자리에 비건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존 설리번 현 부장관이 오는 10월 공석이 되는 주러시아 미국대사관의 대사로 가는 대신, 비건 대표가 그의 자리를 메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도 비건 대표가 실제 부장관을 맡을 지는 확실하지 않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그는 주변에 "정부에서 일하는 것에 지쳤고 민간 부문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27/20190827017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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