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막말에 청와대 분수대광장서 회견
黃 "대통령의 침묵은 명백한 직무유기"
 
자유한국당 황교안(가운데)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긴급 국가안보대책회의'를 갖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가운데)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긴급 국가안보대책회의'를 갖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16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고 정부의 대북·안보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청와대 분수대 앞을 찾았다. 황교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청와대가 국민을 향한 북한의 조롱에 눈치보느라 입을 다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이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벌인 것은 지난 5월 2일 이후 석달 만이다.

북한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대변인 담화문에서 청와대를 향해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웃을)할 노릇", "북쪽에서 사냥 총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에…"라고 비난하고 강원 통천에서 동해상으로 두 발의 단거리 미사일도 발사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경제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지난 11일에도 한·미 연합연습에 반발해 청와대에 "바보", "겁먹은 개" 등 막말을 했다.

이에 대해 황교안 대표는 "문 대통령은 '겁먹은 개'라는 조롱까지 받고 있다. 이것이 대통령께만 한 조롱인가. 대한민국 국민들을 향한 조롱"이라며 "지금 청와대는 김정은 눈치보느라 입을 다물고 있고, 군은 청와대 눈치보느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쪽에서 쏘면 이쪽에서도 쏴야 할 것 아닌가. 저쪽이 도발하면 이쪽도 행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도 했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경고한다. 대통령의 침묵은 국군 통수권자로서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대통령이 직접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를 선언하고, 잘못된 대북·안보 정책 대해 국민 앞에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백승주 의원은 "조평통은 대변인 이름으로 문 대통령이 제기한 평화경제에 대해 '소가 하늘을 보고 웃을 일'이라고 조롱했다"며 "우리 국민에 대한 모독을 느낀다"고 했다. 정진석 의원은 "문 대통령에게는 대한민국 국민의 자긍심을 높여달라는 요청도 안 하니, 제발 좀 창피하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

이날 한국당 내에선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경한 발언들이 나왔다. 김학용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북한이 모닝콜처럼 매일 미사일을 쏴대도 한마디 말도 못하고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놓고 몇 년째 경제보복을 해도 제대로 대응 못 하고 있다"며 "지금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는 문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경제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한 말을 비판한 것이다.

백승주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국민이 왜 (북한의 주장처럼) '겁먹은 개' 같은 정부의 백성이 돼야 하나"라며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의 망발은 응석받이처럼 받아주면서 우리 당이 박수만 안 쳐도 야단을 친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북한의 계속되는 무력 시위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남북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시민청에서 열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10주기 추모 사진전' 개막식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군사 행동은 한반도 평화 진척에 명백히 역행하는 일"이라며 "거듭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16/2019081602464.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