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행군 다룬 '사랑의 선물'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도 국내에서 상영관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북한 인권 영화 '사랑의 선물'이 시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개봉관을 2곳에서 10곳으로 늘렸다.

12일 영화계에 따르면, 사랑의 선물은 이달 15일부터 기존 CGV 압구정과 부산 서면 CGV아트하우스 외에 명동·용산·신촌·여의도 등 4곳의 CGV에서도 상영된다. 여기에 서울 명보아트시네마와 경북 안동 중앙시네마가 상영을 결정했다.

사랑의 선물은 탈북민 출신 김규민(45) 영화감독이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는 1990년대 북한 식량난 당시 보고 들은 실화(實話)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다. 북한 상이군인 아내가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자식을 위해 몸을 팔고 빚을 지는 내용이다. 2년 전 제작을 마쳤고 영국 독립영화제, 미국 영예의 영화제 등에는 'The Gift of Love'라는 제목으로 출품돼 상(賞)도 여러 번 받았지만, 국내에선 지난주까지 상영관을 2곳 구하는 데 그쳤다. 정치적 보복 등을 우려해 배급사가 번번이 유통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상영관 확대는 시민들의 상영 요청이 쇄도한 결과다. 본지 보도(8월 9일자 A12면) 등을 통해 영화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영화를 상영하는 CGV아트하우스와 제작사 한마음프로덕션에 '단체 관람을 하고 싶다' '상영 기회를 늘려달라'는 문의 전화가 100여통 걸려왔다.

심동보 전 예비역 해군 제독은 구독자 1만명인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영화를 홍보하는 10분짜리 영상도 만들어 올렸다. 그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이 영화를 꼭 사랑하는 가족, 친구, 지인들과 함께 관람해달라"고 당부했다. 백성원 관악구의원은 50명을 모아 17일 명동 CGV에서 영화를 단체 관람하기로 했다.

김규민 감독은 "개봉 후 초반 1주일이 중요한데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게 됐다"고 했다. 제작사 측은 단체 관람 문의가 늘고 있어 개봉 후 상영관 숫자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까운 곳에 상영관이 없어도 30명 이상 모아 제작사에 연락하면 일정을 조율해 원하는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13/20190813002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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