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강효상기자】 “대통령이 된 지금, 남편은 자신을 탄압했던 군사정권의 지도자들을 모두 용서하고 화해했습니다. 특히 자신을 박해하고 지금은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의 기념사업회 명예회장까지 맡았습니다. ”

대통령 부인 이희호(이희호) 여사는 미국 방문 4일째인 2일 낮 워싱턴에서 ‘국제 오찬’ 행사에 참석, 10여 분간 김대중(김대중) 대통령과 자신의 정치적 고난과 인생에 관해 연설했다.

‘국제 오찬’ 행사는 해마다 ‘국가조찬기도회’를 주관하는 미국내 인사들이 기도회에 앞서 주미 외교사절과 해외 저명 인사들을 초청하는 행사로, 이 날은 아이티 대통령 등 국가원수급 10명과 세계 50개국의 유엔대사, 미 상-하 양원 의원 및 경제계 인사 등 약 900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참석예정이었던 앨 고어 부통령은 불참했다.

특히 이 여사가 “김 대통령은 5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6년간 감옥살이를 했으며, 10년간 가택연금 또는 망명생활을 했다”고 말하자 한때 장내 분위기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이 여사는 “영향력 많은 귀빈 여러분들이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북한의 어린이들을 도와달라”는 말로 연설을 마쳤고, 참석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 여사는 이에 앞서 이번 ‘국가조찬기도회’의 더글라스 코어 준비위원장과 친한파 인사인 토니 홀 하원의원(민주)등을 접견했다.

이 여사는 3일 아침(미국시각)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 내외 등 4000여 명이 참석하는 ‘국가 조찬기도회’에 참석하고 곧바로 서울로 출발한다. /hsk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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