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의용 안보실장이 6일 국회에서 '북한의 최근 미사일 도발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 국가에 중대한 위협인가'라는 야당 의원 질문에 "큰 위협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정 실장은 "군사적 능력은 우리가 북한보다 훨씬 더 앞서고 있다"고도 했다. 핵이 없는 나라가 핵을 가진 국가보다 '군사 능력이 훨씬 앞서고 있다'고 한다면 세계 안보 전문가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다. 정 실장은 "북한 미사일 발사는 9·19 남북 군사 합의 위반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북한 김정은은 우리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미사일을 곧 실전 배치한다고 한다. 그런데도 미국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이 한국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미사일의 표적인 한국의 청와대마저 큰 위협이 아니라고 한다면 한국민 안위를 걱정하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9·19 남북 군사 합의서에는 '지상·해상·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한다'고 돼 있다. 북한은 이를 근거로 우리 군 합참의장의 전방 시찰에 대해서도 "합의 위반 소지가 있다"며 트집을 잡았다. 그런데 청와대는 북한이 '남조선에 대한 경고'라며 쏜 미사일 도발을 군사 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했다. 북한 대변인도 이런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청와대가 위반이 아니라고 하니 '9·19 정신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하던 국방부도 "합의 위반이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

지금 청와대가 제대로 안보를 챙기고 있는지 국민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국가 안보가 아니라 정권 안보를 하고 있으며 김정은 답방을 선거 카드로 쓰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다는 것이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북한 핵실험 횟수를 묻는 질문에 답을 못하다가 김현종 안보실 차장의 잘못된 조언을 받아 "한 차례도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고는 다시 "한 차례"라고 정정했다. 문 정권 들어 실시한 북한 핵실험은 폭발력이 140kt으로 히로시마 원폭의 9배에 달했다. 김정은은 이 실험 이후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얼마나 안보에 관심이 없으면 안보실 차장이란 사람이 이 중요한 사건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있나. 차라리 코미디를 하라.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07/201908070327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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