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5일 최근의 안보 상황에 대해 자유한국당 의원이 "(장관이) 북한을 변호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 "발언을 취소해 달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정 장관은 북한 목선 '입항 귀순' 사건 등과 관련해 야당의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그런 정 장관이 그간 국회에서 종종 보였던 수세적 태도에서 벗어나 야당 의원들에게 언성을 높이며 공세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야당 의원들 사이에선 조만간 있을 개각에서 유임된 것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5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5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자유한국당 박맹우 의원은 최근 북한 목선의 입항 귀순 사태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무력 시위에 대해 "장관께서 하신 언행을 보면 정말 충격을 받을 정도로 실망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사건건 북한을 변호하고, 변명하고 이게 대한민국 안보를 책임지는 장관이 맞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자 정 장관은 "(주)적 개념에 대해서도 제 생각을 정확하게 말씀 드렸다. 발언을 취소해 달라"고 했다. 이에 박 의원이 "국민들은 (장관이 북한을 대변한다고) 그렇게 느낀다"고 하자, 정 장관은 "제가 언제 북한을 대변했나. 언제 북한을 위하는 말을 한 적이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이 거듭 "그렇게 느낀다"고 하자 "그렇게 느낀 것이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정 장관과 박 의원은 북한의 최근 연이은 도발이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놓고도 대립했다. 박 의원이 "북한이 군사 합의를 해 놓고도 엄청나게 위반을 하고 있는데, 정부가 제대로 경고한 것이 맞느냐. 완전히 우리나라가 무장해제를 당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하자, 정 장관은 "왜 자꾸 무장해제를 했다고 하느냐. 우리가 무슨 무장해제를 당했냐"고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이에 박 의원이 "우리가 볼 때 사실상 무장해제나 다름없다. 우리가 느낄 때 북한 변호하는 것으로 느낀다"고 하자 정 장관은 "누가 변호를 했다는 것이냐. 한번도 (북한을) 변호한 적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박 의원의 질의가 끝난 후 국방위 여당 간사인 민홍철 의원은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대한민국 국방장관 국무위원에 대해서 북한을 대변하고 있다 이런 말은 처음 듣는다"며 "장관 개인에 대한 모욕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군인들에 대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로 국방위의 위상과 품격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사과해 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야당 간사인 백승주 의원은 "동료 의원이 본인의 판단과 생각에 대해서 얘기한 것에 대해 과도하게 토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장관이) 바른인식을 가져야한다는 당위적 차원의 그런 주문을 국방부 전체, 군에 대한 전체 명예와 연결시키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고 했다.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한 정 장관의 입장 표명이 여야 공방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안규백 위원장은 "군 사기 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 감안해서 발언에 신중해 주시기 바란다"고 중재에 나섰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05/201908050177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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