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쏜 발사체 사진도 공개… 이동식 발사대에 화력도 대폭 증강
중국 방사포 기술 차용했을 가능성
 

북한은 지난 3일 전날 자신들이 쏜 발사체를 또다시 '대구경조종방사포'라고 발표했다. 이번엔 자세한 사진과 구체적인 제원까지 공개했다. 하지만 우리 군은 여전히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을 한 것이라는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북한의 방사포 주장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이 '탄도미사일'이라는 분석을 고수하는 건 수집한 객관적 데이터가 방사포보다는 단거리 미사일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군 일각에선 우리의 정보 범위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사포를 개발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 사격을 지도했다고 보도하면서 이례적으로 방사포의 제원을 공개했다. 통신은 "시험 사격 목적이 방사포탄의 고도 억제(저고도) 수평 비행 성능과 궤도 변칙(변칙 기동) 능력, 목표 명중성, 전투부(탄두) 폭발 위력 검증"이라고 했다. 노동신문도 이날 궤도형 발사 차량(TEL)과 발사관 6개가 식별되는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오른쪽에서 둘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새벽 새로 개발한 ‘대구경 조종방사포’의 시험 사격을 또 지도했다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일 보도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이날 관련 사진을 공개하면서 발사 차량 일부를 모자이크 처리했지만 ‘궤도형 TEL’의 형태와 발사관(2열 6개) 외형이 구분 가능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김정은(오른쪽에서 둘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새벽 새로 개발한 ‘대구경 조종방사포’의 시험 사격을 또 지도했다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일 보도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이날 관련 사진을 공개하면서 발사 차량 일부를 모자이크 처리했지만 ‘궤도형 TEL’의 형태와 발사관(2열 6개) 외형이 구분 가능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노동신문·뉴시스
지난달 31일 북한이 똑같은 방사포 도발을 하며 사진을 공개했을 때 우리 군 일각에선 '사진 조작설'이 제기됐었다. 그러자 이를 의식한 듯 북한이 비교적 선명한 사진까지 공개한 것이다. 사진 속에는 김정은이 직접 발사 차량 옆에서 설명을 듣는 모습이 담겼다.

주목할 만한 점은 북한 매체가 이번에 공개한 신형 방사포의 궤적이다. 이에 따르면 신형 방사포는 정점 고도인 25㎞에 도달한 뒤 약 120㎞ 동안 수평·변칙 기동을 했다. 러시아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의 풀업(pull-up·활강 상승) 기동과 유사하다. 군 관계자는 "방사포탄이 완만한 활강을 하고 이후 살짝 올라가는 식의 움직임을 반복하면서 전반적으로 수평 기동을 한 듯한 모습"이라며 "이스칸데르처럼 급격한 풀업 기동은 아니지만 비슷한 특징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같은 기술은 중국의 A200, A300 대구경 방사포에서도 나타난다. 중국은 최근 유튜브 등에 선전용 방사포 영상을 공개하며 풀업 기동을 강조했다. 북한의 이번 신형 방사포가 중국의 400㎜급 방사포인 WS-2D와 흡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WS-2 계열 방사포는 북한이 공개한 이번 방사포처럼 발사관이 6개이며 GPS(인공위성 위치 정보)로 유도된다. 최고 비행 속도 마하 5.6, 사거리는 70~400㎞로 북한의 신형 방사포의 속도(마하 6.9) 및 사거리(250㎞)와 비슷하다. 중국의 방사포 기술을 차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발표 대구경조종방사포 특징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기존의 KN-09 300㎜ 방사포를 개량해 이보다 더 중량급인 400㎜급 방사포를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KN-09과 비교해 화력도 더욱 강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실제로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바위섬 타격 사진 분석 결과 신형 방사포의 화염과 연기 규모가 예전 KN-09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북한이 이 신형 방사포의 이동식 발사대 전개 속도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화력 진지에 나가시어 포차(TEL)의 전투 전개 시간을 측정하시며 대구경조종방사포 체계의 운영 방식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료해하시고 감시소에서 시험 사격을 지도하시었다"고 했다. 북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미리 탐지해 타격하는 우리 군의 킬체인을 무력화하기 위해 이동식 발사대를 속전속결로 배치토록 했다는 뜻이다. 방사포는 미사일처럼 요격할 수 없기 때문에 사전에 탐지해 선제공격을 해야 한다. 특히 이번 방사포는 궤도형이기 때문에 산악과 숲에 숨어 있다가 도발하면 더욱 막기가 어렵다.

하지만 우리 군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요격 능력이 충분하다"고 했다. 다만 군 고위 관계자는 "방사포가 GPS 등을 달고 속도가 빨라지는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과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05/20190805001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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