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트럼프가 우리한테도 입장 전했다는 얘기 들은바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잇단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일 수 있지만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합의 위반은 아니다'라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용인할 것이라는 생각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전달해 양해를 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단거리 미사일 도발에 대해 면죄부를 발부해준 격'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만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도발 관련해 이해를 구한 게 사실이라면 북한 도발의 직접적 당사자인 한국 패싱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김정은과 북한이 지난 며칠간 세 차례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일 수는 있다'면서도 '이 미사일 시험 발사들은 미국과 북한이 서명한 싱가포르 합의 위반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자신과 김정은이 악수할 때 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논의도 없었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북한의 '이스칸데르급'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5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정체하는 비핵화 협의에 북한을 붙잡아두기 위해 단거리 미사일 도발에 대해선 용인할 것이라는 의사를 아베 총리에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북한이 핵·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재개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 자신에게 비판이 집중될 수 있어 미국에 직접적 위협을 주지 않는 단거리 미사일은 용인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측에도 이런 입장을 전했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 없다"며 "일본 언론 보도도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아니지 않냐"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미 국무부는 북한의 최근 미사일 도발에 대해 '큰 실수이자 스스로 피해를 자초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지난 2일(현지 시각) 태국 방콕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ARF 기간 중) 사실상 모든 논의의 대상이 됐고, 이 같은 행동(미사일 발사)이 큰 실수이자 스스로 피해를 자초했다는 공통된 견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미 의회 상원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문제 삼지 않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간사인 에드 마키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과 동맹국 위협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05/20190805001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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