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약속' 지키지 않는 김정은
통상적 한미훈련 이해한다더니 한미훈련을 도발 명분으로 내세워
 

북한이 2일 새벽 2시 59분, 3시 23분쯤 두 차례에 걸쳐 발사체를 쏜 건 '문재인 대통령의 새벽잠'을 걱정해주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이 순전히 '립 서비스'였음을 재확인해줬다는 평가다. 북한은 지난 5월 4·9일엔 각각 오전 9시, 오후 4시 29분~4시 49분쯤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때문에 한때 외교가에선 "김정은이 문 대통령과 직접 한 약속은 지킨다"는 우스개도 돌았다. 김정은은 지난해 3월 우리 측 대북특사단을 만났을 때와 4월 판문점 회담 때 두 차례에 걸쳐 "더는 문 대통령이 새벽잠을 설치지 않게 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김정은의 '구두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사례는 이외에도 많다. 김정은은 지난해 3월 대북 특사단을 만나 "통상적 수준의 한·미 훈련을 이해한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은 한·미 연합 연습을 계속 비판하며 도발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9월 평양 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에게 '연내(年內) 방남'을 포함해 많은 약속을 구두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당시 정상회담 직후 서울에 설치된 프레스센터를 찾아 ▲가까운 시일 내 국회 회담 개최 ▲지자체 간 교류 활성화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몰수 조치 해제 ▲대고려전에 북측 문화재 전시 등 합의문에 담지 않은 김정은의 구두 약속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런 약속들은 모두 지켜지지 않았다.

'한·미 훈련 이해' '새벽잠 걱정' 등 김정은의 구두 약속은 모두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傳言) 형태로 공개됐다. 조영기 국민대 초빙교수는 "정상 간의 약속을 어긴 건 우선 북한의 책임이 크다"면서도 "남북 간 오간 말을 '홍보'에 이용하려 진의(眞意)나 성사 여부도 파악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발표한 정부 책임도 없지 않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03/20190803000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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