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미사일 15번 쏜 뒤 '敵' 언급… 軍안팎 "도발 당일에 웬 가정법"
 

정경두 국방부 장관

정경두〈사진〉 국방부 장관은 31일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한다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당연히 '적' 개념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이날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주최한 '국민이 신뢰하는 우리 군의 모습과 역할'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고위급 국방 당국자가 나서서 북한에 대한 '적' 개념을 언급한 경우는 드물다. 정권 출범 후 15차례 미사일 도발을 겪고 나서야 '상식적' 발언이 나온 것이다.

정 장관은 "일각에서는 '주적 개념도 없애고 정신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장병의 명확한 안보관 확립을 위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도발한다면 단호하게 응징할 태세와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을 정신 전력 기본 교재에 분명하게 적시해 놓았다"고 했다. 군 안팎에서는 "정 장관이 북한에 대한 적 개념을 언급한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도발 당일에도 '가정법'으로 북한을 적이라고 한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왔다.

정 장관은 또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만이 아니다"며 "포괄적 안보 개념에 근거해 우리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을 적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한 군 관계자는 "'북한은 적' 개념에 물을 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조차 '북한은 주적'이라고 당당히 밝힌 것과 너무 비교된다"고 했다.

정 장관은 이날 북한군의 위협에 대처하는 우리 군의 방책에 대해 "우리 기술은 우수하다"는 취지의 발언도 여러 차례 했다. 정 장관은 북한 신형 미사일에 대해서는 "우리 방어 자산의 요격 성능 범위에 들어 있다"고 했다. 또 "최근에 풀업 기동이라고 하는 것도 훨씬 오래전에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개발해서 갖춘 기술이다. 우리가 훨씬 더 우수한 정밀도를 갖고 있어 더는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9·19 군사 합의를 충실하게 이행한다고 우리의 안보와 국방 태세가 약해지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01/201908010023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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