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 인사 1명을 베트남에서 외화벌이를 해온 것과 관련해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닷새만이다. 하지만 직위가 높지 않은 개인 한명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실무 협상 재개를 앞두고 수위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9일(현지 시각) 베트남에서 외화벌이를 해온 북한 군수공업부 소속 김수일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를 통해 "OFAC는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북한 군수공업부 소속 김수일을 조선노동당과의 연계에 따라 제재대상으로 지정했다"면서 "조선노동당 산하인 군수공업부는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 관여로 유엔과 미국이 제재대상으로 지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유엔과 미국 제재의 이행 지속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재무부에 따르면 김수일은 군수공업부와 연계된 경제, 무역, 광업, 해운 관련 활동들을 수행하기 위해 2016년 베트남 호치민시에 배치됐다. 이후 2019년초까지 무연탄과 티타늄 정광 등 북한 내 생산품을 수출하는 역할을 맡는 등 원자재를 비롯한 다른 제품의 수출과 수입에도 관여하면서 북한 정권의 외화벌이 창구로 활동했다.

재무부는 김수일에 대한 제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발표된 대통령 행정명령 13687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정명령 13687호는 북한 정부와 노동당 당국자 등을 포괄적으로 제재대상으로 삼고 있다.

재무부는 이번 제재가 추가 제재가 아닌 기존 제재 이행의 차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시걸 맨델커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김수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를 위반했고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했다"면서 "재무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북한의 불법적인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제재를 회피하는 이들에 대해 제재 이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제재가 지난 25일 있었던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북한의 대미압박 행보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고위 인사가 아니며 개인 1명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수위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30/20190730003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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