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北발사 신형 미사일, 마지막 낙하 단계서 韓레이더 피해 복잡한 회피 기동한 듯
전문가 "기존 방어체계로 막을 수 있을지 점검 필요"

군은 26일 북한이 전날 발사한 두 발의 신형 탄도미사일에 대해 "러시아 이스칸데르와 유사한 비행 특성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로 평가된다"고 발표했다. 군 당국의 이같은 평가는 처음이다. 특히 해당 미사일이 포물선을 그리는 일반적인 탄도 미사일의 궤적에서 벗어나 복잡한 형태의 회피 기동을 하면서 우리 측 조기경보레이더가 탐지에 실패한 사실도 드러났다. 군은 "패트리엇 미사일 등 방어 체계로 요격이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지만, 북의 핵 탑재 미사일 발사시 즉각 대응에 필요한 우리측 관련 자산 운용이나 한미 공조가 충분치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전날의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 모습을 보도했다./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전날의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 모습을 보도했다./연합뉴스

이날 합참 관계자는 "북한 미사일은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의 곡선(포물선) 비행이 아닌 레이더 상실고도(음영구역) 이하에서 '풀 업' 기동을 해서 초기 판단된 비행 거리와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풀 업'(pull-up·하강단계서 상승비행) 기동이란 발사된 미사일이 정점을 찍고 다시 포물선을 그리며 낙하하는 단계 도중 돌연 다시 솟구쳤다가 거의 수직에 가깝게 낙하하는 등 복잡한 회피 기동을 하면서 요격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기술로 평가된다. 러시아 이스칸데르-M 미사일도 패트리엇(PAC-3)과 같은 요격용 미사일과 미사일방어(MD)용 레이더를 회피하도록 하강 단계에서 활강을 하며 수직상승 등을 하다가 최종 단계에서는 80∼90도 가까운 진입 각도로 목표물을 향해 마하 6 정도의 속도로 낙하한다.

통상 미사일 탐지를 위한 조기경보 레이더는 특정 고도 구간에서 미사일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형태로 운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낙하하던 미사일이 지상에 근접해 '풀 업 기동'이 이뤄질 경우 낙하 지점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군은 북 미사일의 비행 거리를 잘못 평가하기도 했다.

당초 군은 전날 북 미사일 발사 초기 두 발 모두 비행 거리를 430여㎞로 파악했으나 미군 측이 다양한 탐지 자산을 통해 분석한 결과 두 번째 발이 690여㎞를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바꿨다. 하지만 다시 이날 "한미 정밀 평가 결과 두 발 모두 600km였다"고 수정했다. 그러면서 군은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방 방향으로 발사해 소실(음영) 구역이 좀 더 확대됐다"고도 했다. 통상 북에서 남쪽으로 종단해 넘어오는 미사일에 맞춰 레이더가 설정돼 있어, 동해 쪽으로 횡단한 미사일은 일부 탐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그러나 한 군사 전문가는 "북한이 SLBM(잠수함발사미사일) 3대 장착이 가능한 신형 잠수함을 공개하는 등 얼마든지 서해나 동해에서 좌우 방향으로 미사일을 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 "특히 이스칸데르처럼 종말 단계인 저고도에서 복잡한 회피 기동을 하는 미사일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나 패트리엇 등으로 막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어 보여 정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지난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사 현장 참관 사진들을 공개하면서 김정은이 "이 전술유도무기체계의 신속한 화력대응능력, 방어하기 쉽지 않을 전술유도탄의 저고도 활공도약형 비행궤도의 특성과 그 전투적 위력에 대해 직접 확인하고 확신할 수 있게 된 것을 만족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말한 '저고도 활공도약형 비행궤도'가 합참이 밝힌 '풀 업' 기동과 비슷한 개념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갑작스런 북 미사일 발사에 맞서 군에 이지스함과 같은 상시 탐지 자산이 즉각 투입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예비역 장성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이 있으면 미리 이지스함을 배치해, 북한이 실제로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궤적을 추적했어야 한다"고 했다. 합참은 "북한의 모든 동향을 보고 있지만 (이번 북 미사일 발사처럼)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통한 발사의 경우 모든 감시 자산을 투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탐지 자산들은) 대한민국을 보호하기 위해 운용되는 것으로 북에서 남쪽으로 오는 대부분의 탄도미사일은 다 잡을 수 있다"고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 미사일 위협 대응 방안과 관련 "군이 운용 중인 패트리엇 미사일 체계 중심으로 북한 탄도 미사일 위협에 대응이 가능하다"며 "북한의 변화하는 위협에 대비해 미사일 방어 능력을 지속 보강하고 있다. 자체 전력화 예정인 'M-SAM-배치2'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연합뉴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26/20190726018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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