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사진>가 "지금도 북한에서는 핵무기 개발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며 "대북제재 수위를 현재보다 높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가 핵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세습체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느끼도록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비핵화 방법"이라고 말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태 전 공사는 지난 17일 서울에서 열린 한반도미래포럼에서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은 '쳇바퀴 안의 다람쥐'와 같다"며 "다람쥐가 힘만 있으면 쳇바퀴를 돌리듯 북한의 핵무기 개발도 여전히 진행중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핵문제는) 김정은이 가림막을 치고, 이 가림막을 들어서 다람쥐 쳇바퀴를 보여주느냐 아니면 보여주지 않느냐와 관련된 문제이지 그 안에서 핵개발이라는 다람쥐 쳇바퀴는 지금도 계속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매체에서 연일 경제 성과 기사를 내놓는 것을 보면 현재의 대북제재 수준이 핵포기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인물들에게 주요 직책을 맡긴 것도 언급했다고 RFA는 전했다. 당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공헌한 김재룡과 리만권이 각각 내각 총리와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에 올랐는데 이같은 현상도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RFA에 따르면 태 전 공사는 북한이 경제발전을 위해 핵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주장에 대해 북한이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개발 형태를 지향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정은이 선대 최고지도자들보다 경제개발에 대한 의욕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경제개방을 하면 세습체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은 핵무기를 보유한 채 일부 핵시설을 폐기하는 방식으로 대북제재를 일부 완화해 경제를 소폭 활성화시키는 선에서 현 통치체제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며 "대북제재 수위를 현재보다 높여 북한 지도부가 핵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세습체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느끼도록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비핵화 방법"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18/20190718009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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