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창리 미사일 기지를 지키는 인민군의 모습./연합뉴스
북한 동창리 미사일 기지를 지키는 인민군의 모습./연합뉴스

북한은 16일 오는 8월 예정된 한·미 연합 훈련 '19-2 동맹' 연합위기관리연습(CPX)을 "북한에 대한 노골적인 압박"이라면서 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북한은 또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지 않으면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약속한 미·북 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상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미·북 실무회담 재개의 조건으로 내건 것이다. 미·북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한 대미·대남 압박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합동군사연습 중지는 미국의 군 통수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조·미수뇌(북·미정상)회담에서 온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공약하고 판문점 조·미 수뇌상봉 때에도 우리 외무상과 미 국무장관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거듭 확약한 문제"라면서 "이것(한·미훈련)은 명백히 6·12 조·미공동성명의 기본정신에 대한 위반이며 우리에 대한 로골적인 압박"이라고 주장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발사 중단을 언급하며 "조·미 관계 개선을 지향하여 한 공약이지 그 무슨 지면에 새겨넣은 법률화된 문건은 아니다"며 "우리는 조·미 공동성명을 리행하기 위하여 이미 취한 중대 조치들에 이어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인도주의적 조치들도 취하였다"고 했다.

이어 "지난 7월초 미국이 일본, 남조선 등과 함께 우리를 겨냥한 전파안보발기 훈련(이스턴 앤데버 19)을 벌이고 첨단 전쟁 장비들을 남조선에 계속 끌어들이고 있는 데 대해서도 우리는 할 말이 많다"며 "우리는 이에 대하여 각성을 가지고 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타방(他方)은 지키지도 않고 유념조차 하지 않는데 지킨다고 하여 득이 될 것도 없는 판에 일방만 그것을 계속 지켜야 할 의무나 법이 있겠는가"라며 "미국이 일방적으로 공약을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우리가 미국과 한 공약에 남아있어야 할 명분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고 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어진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이 최고위급에서 한 공약을 어기고 남조선과 합동군사연습 '동맹 19-2'를 벌려 놓으려 한다. 만일 그것이 현실화된다면 조·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조미 실무협상 개최와 관련하여 이러저러한 여론들이 국제적으로 난무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의 차후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조·미 실무협상 개최와 관련한 결심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언급한 '19-2 동맹' 훈련은 한국군 주도로 실시하는 연합 위기 관리 연습이다. 이는 이전에 진행하던 한·미 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을 대체하는 것으로, 이번 훈련에선 한국군 대장이 국군과 주한미군을 지휘하고, 한반도로 증원될 미군의 전력 규모를 판단해 요청하는 절차 등을 연습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16/201907160215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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