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목선 귀순 사건 관련 경계작전 실패 책임 부대로 지목된 육군 23사단 소속 병사가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9일 군 당국에 따르면 정모(22) 일병은 전날 밤 서울 한강 원효대교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육군 측은 "정 일병은 후송 치료 중 사망했으며 육군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현재 정확한 사고경위와 사망원인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정 일병은 강원도 삼척항 인근 소초 상황병으로 근무했다. 소초에서 상황일지를 작성하고 상황이 발생하면 지휘부에 보고하는 역할을 했다. 정 일병은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입항한 지난달 15일 오전엔 비번이라 근무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관계자는 "(정 일병이)소초 근무자인 것은 맞지만 북한 목선이 접안할 당시에는 오전 비번이라 근무를 하지 않았고, 오후에 투입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 일병은 군 합동조사단이 해당 소초 현장을 확인했던 지난달 24일에는 휴가중이었다"면서 "해당 병사는 북한 소형목선 상황과 직접 관련이 없고 조사대상도 아니었으며 조사받은 바 없다"고 했다. 정 일병은 지난달 22~28일 연가와 위로 휴가를 나갔고 이달 1~9일까지 정기휴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정 일병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이 '북한 목선 귀순 사건 관련 합동조사 과정에서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사망자가 북한 소형 목선 상황과 관련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심리적인 압박을 받아 투신했다는 내용이 SNS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데, 이는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다만 '경계 실패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선 "면밀히 수사를 해야할 부분"이라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를 정확히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해당 병사는 '배려병사'(옛 관심병사)로 관리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관계자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 일병이) 개인신상과 관련돼 배려병사로 관리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목선과 연관성, 사망 원인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모든 가능성을 놓고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유서가 발견됐느냐는 질문에는 "조금 더 수사를 진행해 봐야 될 것으로 안다"며 "그 부분은 제가 지금 여기에서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조금 더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정 일병이 지난달말 6박 7일 휴가를 다녀온 뒤, 주말을 보내고 다시 8박 9일 장기 휴가를 간 것에 대해선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면서 "위로휴가와 정기휴가는 기간에 맞게 나가는 것이고, 또 본인들의 의사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09/201907090085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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