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교 전문가들, "한·일관계 악화는 北 비핵화 장애물" 우려

최근 한·일 관계가 악화하는 데 대해 미국 국무부가 "한국과 일본은 모두 미국 동맹국이자 친구로서 북한의 도전 등에 직면해 세 나라 간 밀접한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미국의 소리(VOA)는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악화하고 있는 양국 관계에 대해 국무부에 논평을 요청하자 이같은 입장을 전해왔다고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VOA에 "한·미·일은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는데 단합하고 있다"며 "미국은 공개적으로나 이면에서 항상 세 나라의 상호 관계와 3자 관계 강화 방안을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VOA는 일본 정부가 대한(對韓) 제재 근거로 제시한 ‘화학물질의 북한 유입 의혹’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의 이런 ‘원론적’인 답변과 대조적으로 미국 외교 전문가들 중에는 ‘한·일 갈등은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일 3국의 공조를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를 지낸 제임스 줌월트 사사카와평화재단 미국지부 대표는 VOA와 인터뷰에서 "한·일 갈등이 계속되면 미국이 추진하는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 갈등이 미국의 대북정책에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성공적인 비핵화 가능성을 낮출 수는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제임스 쇼프 연구원 역시 "한·일 갈등이 미국의 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더라도, 장기화하면 부정적 여파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대북정책이나 억지력 측면에서 3국이 일관된 전선을 형성하기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