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장관이 3일 국회에서 "6·25전쟁은 김일성과 노동당이 벌인 전쟁 범죄라고 생각하는데 (장관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4초 동안 침묵했다. "6·25가 전쟁 범죄인가 아닌가"라는 거듭된 질문에도 3초 동안 머뭇거리다 "어떤 의미로 말씀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6·25가) 북한이 남침을 기획하고 침략한 전쟁이라는 것에 동의하는가"라는 세 번째 질문을 받고서야 "북한이 남침, 침략한 전쟁으로…"라며 말끝을 흐렸다. 또 "6·25 당시 북 검열상과 노동상으로 김일성을 도운 김원봉은 전쟁 범죄의 책임이 있나, 없나" 하는 질문에는 고개를 숙이고 자료를 뒤적거렸다. "(그렇게)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느냐"는 재촉을 받고도 자료를 내려다보며 "하여튼 북 정권 수립에 기여하고 적극 동조한 것으로 그렇게…"라고 답했다. 이날 5시간 30분 넘게 열린 국회 국방위에서 '6·25'와 '김원봉' 관련 질문에만 망설이거나 고개를 들지 못했다.

정 장관은 과거 북의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해 "우리가 이해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북 공격으로 전사한 국군을 기리는 서해 수호의 날을 "여러 불미스러운 충돌을 추모하는 날"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을 겨냥한 북 신형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대화로 풀어가려는 생각이 숨겨진 의도"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왜 그랬는지는 짐작이 간다.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3년 연속 '6·25'를 언급하지 않고 김원봉을 국군의 뿌리인 것처럼 추켜세웠다. 군은 이런 정권의 눈치를 본다. 정 장관은 북한 목선에 뻥 뚫린 경계 실패에 대해 사과했다. 정치에 물들어 적(敵)의 눈치를 보는 군 지휘부는 경계 실패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05/201907050348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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