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위협 대응"...내년 국방예산 요구액 사상 첫 50조 넘겨

"북핵 특이 변화 없어...미사일 관련 인원 차량 활동 포착"
"北, 소형 목선 귀항 관련 어선의 NLL 단속 강화"

국방부가 3일 내년 국방예산으로 50조4330억원을 편성해 국회에 요구하기로 했다. 이는 올해 국방예산 46조6971억원과 비교해 8% 늘어난 것이다. 이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연 국방비가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넘게 된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국방현안' 자료를 통해 "2020년 국방예산은 '힘으로 평화를 뒷받침하는 강한 군대' 건설을 위한 핵심 군사력 건설 소요와 국정·국방개혁 과제 추진에 중점을 뒀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안자료에 따르면 내년 국방예산 가운데 방위력개선비는 올해보다 9.3% 증가한 16조8028억원, 전력운영비는 7.4% 늘어난 33조6302억원으로 책정됐다.

국방부는 전방위 안보위협에 한국군 주도의 대응이 가능하도록 육·해·공 핵심 군사력을 확보하고 방위사업 육성 등을 이유로 예산 증액을 요구했다.북한 핵과 WMD(대량살상무기) 대응,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 전장(戰場) 기능별 균형 완전성 보장, 미래 핵심무기체계 국내 개발에 필요한 첨단기술 연구 등을 위해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전력운영비에 대해서는 간부 군무원 증원, 병사 월급 인상(병장 기준 월 54만원), 예비군 훈련비 현실화, 적정 군수 시설 보장, 사이버 대응 강화 등을 위해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국방부는 이날 현안보고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동향과 관련, "영변 5메가와트(MWe) 원자로는 장기간 가동정지가 지속되고 있고, 핵 관련 특이 변화는 식별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미사일 관련 시설내 인원 및 차량 활동은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지·해상·공중 적대행위 중지구역 내에서 9·19 군사합의를 정상적으로 이행하고 있으며, 연례적 하계훈련(7∼8월)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또 "북한은 접경지역에서 장마에 대비해 일상적 경계시설물을 보수하고 있다"면서 "접경지역 해상에서는 (이번) 소형 목선 상황 및 어선 NLL(북방한계선) 조업 활동 증가에 따른 단속강화 등 상황관리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북한 소형 목선이 군·경 감시망을 뚫고 삼척항에 진입해 입항한 사건을 인지한 북한이 NLL 인근 단속 활동에 나선 정황을 포착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북한은 중국, 러시아와 대미(對美) 공조를 강화해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특히 북한군은 정상적 하계훈련을 진행하면서 접경지역에서 상황 관리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달 25일 정경두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대행이 전화 통화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의 군사적 지원, 전작권 전환, 후반기 연합연습 및 전작권 행사를 위한 한국군 IOC(기본운용능력) 검증 등 핵심적인 현안에 대한 빈틈없는 공조 강조에 의견을 함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