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美 ‘북핵 동결’ 목표 새 협상안 구상”…볼턴 강력 부인

"판문점 회담 전 트럼프 행정부서 ‘핵 동결론’ 부상"
볼턴 강력 부인·비건 "순전한 추측" 일축
"트럼프 재선 노린 포석" 관측도

지난달 30일 성사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으로 미·북 비핵화 협상의 물꼬가 트인 가운데, 미 행정부에서 ‘핵 동결(Nuclear Freeze)’을 목표로 한 새로운 협상안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종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에서 한 발 물러선 수준의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30일(현지 시각)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판문점 회담이 거론되기 몇 주 전부터 트럼프 행정부에서 새로운 협상을 위한 구상이 구체화됐다고 전했다. 이는 핵 동결에 해당하는 개념으로,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서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암묵적으로 수용하는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NYT는 "미 행정부 관리들은 이 방안에 반대해 왔다"며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북핵 문제 해결 목표에도 한참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여전히 공적·사적으로는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주장하면서도 북한의 조속한 ‘항복’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 새로운 접근법을 저울질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이 같은 접근법은 북한의 (핵)무기 증대를 막을 수는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20∼60개로 추산되는 현존하는 무기를 폐기하지 못하고, 북한의 미사일 능력도 제한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강력 부인했다. 볼턴 보좌관은 1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NYT 보도를 흥미롭게 읽었다"며 "NSC의 어떤 참모도 나도 북한의 핵 동결로 만족하는 어떤 바람에 대해서도 논의한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대통령을 꼼짝 못 하게 하려는 누군가에 의한 비난받을만한 시도"라며 "이에 대한 대가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새 협상안은 2020년 미 대선의 승리를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핵 동결 합의에 성공해 외교 부문에서의 성과를 주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NYT는 이어 추후 실무협상에서 미국 측 협상단이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대북제재 해제 대가로 제시했던 ‘영변 핵시설 폐기’ 방안의 확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합의가 성공할 경우 북한의 새로운 핵물질 생산을 막는 핵 동결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대북정책을 담당하는 한 미 고위관리는 북한이 이 같은 방안에 동의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 전역에 있는 핵 시설의 동결까지 합의 내용에 포함해야 하지만, 김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일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 관리는 "과거 (북한) 협상가들은 ‘영변 핵시설 폐기’가 의미하는 바를 김정은만이 정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미국 측 실무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 같은 ‘핵 동결’ 협상안에 대해 "순전히 추측"이라며 "현재 어떤 새로운 제안도 준비하지 않고 있다. 어떤 것도 정확하지 않다"고 일축했다.